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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이번 생엔 만나지 말자
송여진과 주지한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사이지만 평생 서로를 원망했다.송여진은 주지한이 평생 사랑하겠노라 맹세해 놓고 기억을 잃은 뒤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걸 원망했고 주지한은 송여진이 함부로 기억을 잃은 그를 집으로 데려오는 바람에 사랑하는 여자가 뱃속에 아이를 가진 채로 바다에 투신한 걸 원망했다.결혼한 첫해, 주지한은 공개적으로 송여진의 은밀한 사진을 경매했고 송여진은 그런 주지한의 뚝배기를 깼다.결혼한 이듬해, 주지한이 밖에서 모델들과 파티를 열면 송여진은 주지한이 소장한 몇십억짜리 예술품에 불을 질렀다.결혼한 지 3년째 되던 해, 주지한이 경매에서 끝물에 올려붙이면 송여진은 주지한과의 몇백억짜리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것으로 저항했다.원망이 극에 달했을 때 그들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제일 잔인한 말로 상대에게 곱게 죽지는 못할 거라고 저주를 퍼부었다.그러다 결혼한 지 5년째 되던 해 주지한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송여진이 만성 백혈병 말기에 걸린 것이다.숨을 거두기 전 주지한은 송여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지니야, 이번 생에 네게 해야 할 책임은 다한 것 같다. 불쌍한 건 유진밖에 없어.”“다음 생이 있다면...”
달콤한 함정
“서예은? 질린 지가 언젠데.” 주현진은 비웃음이 담긴 눈빛으로 술잔을 흔들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말했다. “지안이처럼 애교 많은 여자가 진짜 여자지. 서예은은...” 구석진 곳, 유리잔 하나가 남자의 손바닥 안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이 났다. 서예은은 연애 3주년 기념 케이크를 꽉 움켜쥔 채, 그의 선명한 손가락 마디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은하 그룹 대표 박시우는 천천히 손가락의 피를 닦아내며 그녀의 붉어진 눈가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서예은 씨, 나랑 결혼할래요?” ... 경성이 발칵 뒤집혔다. 모두는 그저 하찮은 디자이너가 재벌에게 매달린 줄 알았지만, 사실 이 결혼은 그가 5년 전부터 꾸민 함정이었다. 박시우의 프라이빗 갤러리에는 그녀의 옆모습이 천여 점이 걸려 있었다. 대학교 2학년 때, 비 오는 골목에서 고양이를 돌보던 모습부터 패리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보석을 정리하던 순간까지. 깊은 밤, 그는 담배를 물고 폭우 속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주현진의 CCTV 영상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자기 아내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 ... 훗날, 한 경제 기자는 냉혈한으로 소문난 박 대표가 아내 앞에 무릎 꿇고 떨리는 손으로 임신 진단서를 들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반면 서예은은 결혼반지를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 “박시우 씨, 놀랍죠?” 순간, 냉혈한으로 소문났던 남자는 눈가가 붉게 달아오르더니 그녀의 약지에 난 오래된 반지 흔적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 “예은아, 네가 스물두 살이었던 그 해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어.” “무... 무슨 말이요?” “케이크가 너무 달콤했어.” 박시우는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라진 시간 속에서
송지안은 자기 아들에게 직접 신장이식 수술을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이번 수술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왜냐하면 그 신장은 바로 그녀 자신의 몸에서 이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사흘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직접 아들의 수술을 집도해야 했다. 24시간에 걸친 긴 수술 끝에 수술실의 불이 마침내 꺼졌고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그녀는 옆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 임우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던 찰나 문틈 사이로 남자가 자신의 인턴 의사와 다정하게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우진 오빠, 이번 수술 무슨 일 생기진 않겠죠? 만약 우리 아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죠? 내가 대신 신장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러면 적어도 우리 아이의 목숨이 남의 손에 달려 있지는 않잖아요.”우리 아들이라는 말에 송지안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그녀가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 따지려는 순간 남자가 강아름을 다정하게 품에 안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송지안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로 아이가 하나 생겼다고 믿고 있어. 그 애는 전혀 의심하지 않아. 늘 도현이를 자신의 친아들로 여겨왔으니까. 이번 수술도 최선을 다할 거야. 게다가 예전에 네가 날 구하려다 신장 하나를 잃었잖아. 그래서 내가 어쩔 수 없이 송지안과 결혼한 거니까 이제 우리 아이를 위해 신장을 되돌려주는 거야. 이건 공평하잖아.”
설레는 계약 결혼
홍유빈은 절친의 삼촌과 3년째 비밀 연애 중이었다. 그러던 중 절친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는데... “유빈아, 우리 삼촌... 여자친구 생겼다?” 그녀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3년 동안 자신은 누군가의 대타였다는 것을.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홍유빈은 어머니의 뜻대로 맞선 자리에 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그 맞선 자리에서 사람을 착각해 남의 맞선 상대와 맞선을 보는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바로 결혼하죠. 1년 후에 이혼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신시후는 눈썹을 튕겼다. “좋아요. 시간도 꽤 남았는데 그럼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갈까요?” ... 계민호는 홍유빈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보고 후회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홍유빈의 손목을 붙잡으며 애원하고 마는데... “유빈아,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그러나 홍유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 남자가 나타나 홍유빈을 뒤에서 꽉 끌어안으며 계민호를 경계했다. “이런, 이게 누구야. 그 대단하신 계민호 씨가 아니세요? 그런데 여기서 뭘 하는 거죠? 아아, 남의 아내를 꼬시고 있는 중이었나요? 그 손 놓으시죠. 그쪽이 잡고 있는 손이 내 아내의 손이라서요.” “계속 잡고 있으면 그 손 잘라버릴 겁니다.” 계민호는 그제야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간 사람이 영원한 라이벌인 신시후임을 알게 되었다.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남자의 외도를 알게 된 원유희. 밀려오는 배신감에 정신없이 술을 마시다 다음날 낯선 남자와 호텔 스위트룸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놀란 원유희는 남자의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줄행랑을 치게 된다. *2년 후, 원유희는 고모의 부탁으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고, 고모가 주최한 파티에서 고모의 양아들을 만나게 된다. 근데 그의 얼굴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가 않다.‘설마 그때 그 남자가 김신걸?’제성 바닥에서 재력이면 재력, 인물이면 인물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김신걸은 어딜 가나 화제의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만인의 사랑을 받은 그는 만사에 냉정하고 사랑을 줘본 적이 없는 남자다.*어느 날 김신걸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소파에 곱게 머리를 땋은 여자 아이가 앉아있었다.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아이를 한참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어디서 본 얼굴인데…… 내가 아는 여자랑 똑같이 생겼어.”여자 아이의 반짝거리는 눈동자와 가지런한 눈썹은 김신걸의 시선을 앗아갔다.“그래요? 나랑 우리 오빠들도 똑같이 생겼는데!”때마침 TV에서 김신걸이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했던 장면이 나왔다.“김 선생님, 당신은 돈, 외모, 권력 모든 것을 가졌잖아요. 다음 생에 딱 하나만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면 뭘 가지고 싶나요?”“다 필요 없고, 번식력.”
청각을 되찾은 그녀의 복수
신지은은 앞길이 창창하던 거문고 연주자였다. 23살에 이미 콘서홀에서 독주회를 열 정도의 재능과 명성을 갖췄지만 한 번의 사고로 그녀는 양쪽 귀의 청력을 모두 잃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무너졌다. 커리어는 한순간에 추락했고 주변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멀어졌다. 심지어 가족들마저 한 달 치 치료비를 내준 뒤, 더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런 신지은의 곁에 끝까지 남아 있던 사람은 단 한 명, 연인 강재민뿐이었다. 강재민은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가족과의 연을 끊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상속받을 수 있었던 수백억의 재산도 스스로 포기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고작 서른 평 남짓한 임대 아파트로 들어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달, 신지은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모든 걸 끝내려 했다. 하지만 강재민이 그녀를 붙잡아 끌어내렸고 두 사람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말없이 서로를 꽉 끌어안았다. 두 번째 달, 신지은은 한밤중에 수면제 한 통을 전부 삼켰다. 그러나 강재민이 곧바로 이를 알아차리고 병원으로 데려가 위세척을 했고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바닥에 글자를 써 내려갔다. [나 혼자 두고 가지 마.] 얼마 후, 강재민은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신지은에게 하나하나 가르쳐 주었다. 그는 손짓 하나, 표정 하나로 그녀에게 다시 말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러고는 몇 번이나 반복적으로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전했다. 그렇게 조금씩 신지은은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은 사람처럼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강재민은 한 디자인 회사에 취직해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가장 기초적인 도면을 그리는 신입 사원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남편의 첫사랑이 나였다니
[선 고구마, 후 사이다] 결혼한 3년 동안, 박재현은 고성은과 한 달에 2번만 만나서 부부로서의 의무를 이행했다. 그는 그녀에게 무심하고도 무지했다. 그렇게 3년의 계약이 끝나고, 그는 부리나케 첫사랑을 만나러 가려고 했다. 고서은 또한 쿨하게 뒤돌아섰다. “박재현, 우리 이혼하자. 이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에게는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가정을 포기한 채 일에만 몰두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직장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고성은의 곁에는 더 이상 박재현의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재능에 한 번, 또 한 번 굴복하기 시작했다. 박재현은 점점 더 그녀에게로 이끌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완전히 떠난 다음이었다. 그제야 과거의 진실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는 그녀를 두 번이나 잊었다. 그녀가 오직 그를 지켜주기 위해 익숙한 곳을 떠나 와줬는데도, 그녀가 원하는 건 오직 은혜를 갚는 것뿐인데도 몰라줬다. 후회가 치밀었지만, 고성은은 이미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올라가 있었다. 포기하지 않으려고 해도 돌아오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사모님 노릇에는 관심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재현이 그녀를 쫓아다닐 차례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후의 수를 꺼낼 수밖에 없다.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소희와 임구택은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서로에 대해 전혀 애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 소희는 총재의 부인으로써 임구택의 별장에 있는 그가 직접 디자인한 소파에 누워 임구택의 애완견과 시간을 보냈다. 낮이 되면 그녀는 그가 고용한 가정교사가 되었고, 그에게 월급을 받으며 그의 눈치를 보며 일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눈치를 주는 게 가능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불가능했다. 누군가가 그녀를 모욕하면 그는 그녀를 위해 지지해 주고, 누군가가 그녀를 괴롭히면 직접 찾아가 제대로 복수를 해주었다. 점점 모든 사람들이 임구택이 소희를 다르게 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마치 어른이 후배를 사랑스럽게 대하는 것 같으면서도 약간 다른 느낌이다. 스윗하면서도 매우 아끼는 느낌이다. 그는 원래부터 악질이지만 그녀를 위해 다시 한번 단호하게 결단하고 용맹하게 행동했다. 누군가는 소희 또한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집안의 그녀가 수십억 원 상당의 사치스러운 보석을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그녀의 스폰서는 정말 돈이 많나 봐!” 소희는 하찮다는 듯이 뒤돌아보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건 할머니가 직접 만드신 브랜드에요!”
재벌집 딸의 수상한 사생활
진짜 영애와 가짜 영애의 사주풀이 이야기.한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 한가을은 순식간에 몸값이 1조가 넘는 진짜 영애가 되었다.한씨 일가는 너무나 후회가 되어 여태껏 키워온 은혜를 핑계로 강씨 가문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했다.그러나 한가을은 피식 웃더니 진실 부적을 한씨 일가의 못생긴 얼굴에 붙였다.똥차 남친이 자신에게 매달리니 한가을은 손짓 하나로 매일 밤 악몽을 꾸게 했다.사촌 형제들은 그녀가 창피하다며 무시했다.그러던 어느 날, 송씨 일가가 직접 그녀를 찾아왔다.“강 도사님이 제 딸을 살려준다면 그 어떤 조건이든 다 들어줄 수 있습니다!”게다가 강씨 가문과 원한 사이인 서씨 일가도 뻔뻔함을 무릅쓰고 찾아왔다.“이 동생이 여태껏 철이 없었어요. 강 도사님만 도와준다면 강 대표님을 제 친형처럼 모실게요!”결국 그녀에게 버릇없이 굴던 사촌 동생마저 강아지처럼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가을 누나는 내 유일한 누나예요! 누가 감히 내 누나를 건드린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갈 거예요!”정신을 차린 강씨 가문은 그제야 그들이 여태껏 불쌍하게 여겼던 귀염둥이가 진정한 불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험악한 것들을 쫓고 부적을 그리고 사람까지 살리며 게다가 금수저, 이수현에게 대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하여 이수현이 스스로 그녀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대시할 필요 없어. 난 이미 네 것이야.”
산후조리원으로 온 비밀
서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원시아에게는 ‘아내 바라기’로 불리는 완벽한 남편이 있다는 사실을. 그런 그녀가 산후조리 중이던 어느 날, 낯선 사람에게서 친구 추가 요청을 받았다. 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 [신도운이 바람피웠어요. 증거도 있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독이 발린 갈고리처럼 눈에 박혀 숨이 턱 막혔다. 원시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세면대 앞에 서서 그녀가 방금 갈아입은 피 묻은 바지를 손수 빨고 있는 신도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밖에서는 위엄 있고 고귀한 신해 그룹의 대표, 하지만 그녀의 앞에서는 누구보다 익숙하게 허드렛일을 해내는 남자였다. 그는 원시아의 일만큼은 단 한 번도 남의 손에 맡긴 적이 없었다. 원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리고 그 친구 요청을 바로 삭제했다. 신도운은 원시아가 목숨처럼 아끼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세상 모든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 해도 신도운만큼은 절대 아닐 거라 믿은 것이었다. 그러나 사흘 뒤, 또다시 같은 계정에서 요청이 왔다. [못 믿겠다면 신도운의 코트 안주머니를 확인해 보세요.] 상대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는 듯 확신에 차 있었고 원시아의 심장은 점점 공포심에 쥐어짜이듯 조여 왔다.
첫 사랑은 계모 딸
서고은은 업계에서 소문난 매혹적인 아가씨였다. 그녀의 살짝 올라간 붉은 입술과 눈꼬리는 사람을 홀릴 듯 아름다웠다. 이시현은 재벌가 가문에서 가장 뛰어난 상속자로 차갑고 고고했으며 금욕적이고 절제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극과 극인 두 사람이 깊은 밤 마이바흐 뒷좌석에서 서로를 놓지 못한 채 얽히고, 자선 파티의 화장실에서 미친 듯이 탐하며, 개인 와인 창고의 통유리 앞에서 그가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박아댄 끝에 다리가 풀려버리는 순간들을 아무도 몰랐다. 또 한 번의 이성을 놓아버린 채 빠져든 밤이 지나간 뒤, 욕실에서는 빗물이 흐르는 듯한 샤워 소리가 들렸다. 서고은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아버지 서동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주도에 있다는 죽을 날 앞둔 재벌가 도련님이 액운을 막아주는 신부를 급하게 찾는다면서요. 내가 시집갈게요.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전화기 너머로 서동수는 억누르지 못한 기쁨이 가득했다. “말만 해! 네가 시집만 가준다면 아버지가 뭐든지 다 들어줄게!” “집에 가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낮았지만,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전화를 끊고 일어나 옷을 입으려던 순간, 시야 한쪽에 이시현이 옆에 두고 간 노트북 화면이 들어왔다. 카톡 대화창이 환히 켜져 있었고, 마지막 메시지는 ‘단비’라는 여자에게서 온 것이었다. [시현 오빠, 번개 쳐서 너무 무서워요...] 서고은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 그때 욕실 문이 갑자기 열리고, 이시현이 걸어 나왔다. 물방울이 그의 쇄골을 따라 흘러내렸고, 셔츠는 자연스럽게 단추 두 개가 풀려 있어 금욕적인 남자에게 어울리지 않게 나른한 분위기를 풍겼다. “회사에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 외투를 집어 들며 여전히 냉정한 목소리로 이시현이 말했다. 서고은은 붉은 입술을 가볍게 올리며 대답했다. “회사 일 맞아? 아니면 네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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