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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처음처럼 사랑하라
“온서빈 씨, 온라인 면접에 합격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계약서는 메일로 보내드렸고 보름 안에 런던으로 오셔야 하는데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전화기 반대편에서 바다 건너 멀리 있는 남자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자 온서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번에 동의했다.“문제없습니다. 제시간에 갈게요.”전화가 끊어질 때쯤 문이 열리고 심유정이 들어와 온서빈을 보자마자 살가운 얼굴로 종이봉투를 건넸다.“어제 로펌에 일이 생겨서 같이 새해를 맞이하지 못했네. 화 풀어.”진심을 담은 그녀의 말에 온서빈이 별다른 질문도 없이 봉투를 건네받아 들여다보니 종이봉투 안에는 나무 팔찌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얼마나 성의가 없으면 팔찌에 아무런 포장도 하지 않았을까.무척 비싼 거다. 하지만 이 팔찌가 비싼 게 아니라 세트로 들어있는 다른 염주 팔찌가 비싼 거고 이 나무 팔찌는 그저 증정품에 불과했다.나무 팔찌가 있다는 건 심유정이 염주 팔찌를 샀다는 말인데 증정품을 그에게 준 거다.어제 송성진이 보내준 사진 속 눈길을 사로잡는 질감과 크기의 팔찌를 보지 못했다면 온서빈은 5년을 사귄 여자 친구가 진품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남자 친구에겐 증정품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
재벌집 딸의 수상한 사생활
진짜 영애와 가짜 영애의 사주풀이 이야기.한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 한가을은 순식간에 몸값이 1조가 넘는 진짜 영애가 되었다.한씨 일가는 너무나 후회가 되어 여태껏 키워온 은혜를 핑계로 강씨 가문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했다.그러나 한가을은 피식 웃더니 진실 부적을 한씨 일가의 못생긴 얼굴에 붙였다.똥차 남친이 자신에게 매달리니 한가을은 손짓 하나로 매일 밤 악몽을 꾸게 했다.사촌 형제들은 그녀가 창피하다며 무시했다.그러던 어느 날, 송씨 일가가 직접 그녀를 찾아왔다.“강 도사님이 제 딸을 살려준다면 그 어떤 조건이든 다 들어줄 수 있습니다!”게다가 강씨 가문과 원한 사이인 서씨 일가도 뻔뻔함을 무릅쓰고 찾아왔다.“이 동생이 여태껏 철이 없었어요. 강 도사님만 도와준다면 강 대표님을 제 친형처럼 모실게요!”결국 그녀에게 버릇없이 굴던 사촌 동생마저 강아지처럼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가을 누나는 내 유일한 누나예요! 누가 감히 내 누나를 건드린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갈 거예요!”정신을 차린 강씨 가문은 그제야 그들이 여태껏 불쌍하게 여겼던 귀염둥이가 진정한 불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험악한 것들을 쫓고 부적을 그리고 사람까지 살리며 게다가 금수저, 이수현에게 대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하여 이수현이 스스로 그녀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대시할 필요 없어. 난 이미 네 것이야.”
사라진 시간 속에서
송지안은 자기 아들에게 직접 신장이식 수술을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이번 수술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왜냐하면 그 신장은 바로 그녀 자신의 몸에서 이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사흘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직접 아들의 수술을 집도해야 했다. 24시간에 걸친 긴 수술 끝에 수술실의 불이 마침내 꺼졌고 수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그녀는 옆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 임우진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던 찰나 문틈 사이로 남자가 자신의 인턴 의사와 다정하게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우진 오빠, 이번 수술 무슨 일 생기진 않겠죠? 만약 우리 아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죠? 내가 대신 신장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러면 적어도 우리 아이의 목숨이 남의 손에 달려 있지는 않잖아요.”우리 아들이라는 말에 송지안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그녀가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 따지려는 순간 남자가 강아름을 다정하게 품에 안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송지안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로 아이가 하나 생겼다고 믿고 있어. 그 애는 전혀 의심하지 않아. 늘 도현이를 자신의 친아들로 여겨왔으니까. 이번 수술도 최선을 다할 거야. 게다가 예전에 네가 날 구하려다 신장 하나를 잃었잖아. 그래서 내가 어쩔 수 없이 송지안과 결혼한 거니까 이제 우리 아이를 위해 신장을 되돌려주는 거야. 이건 공평하잖아.”
모든 시작은 너였어
경성 재계의 최고 권력 가문의 후계자인 고인성은 여자를 곁에 두지 않는 금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손목에는 검은 염주를 차고 다니며, 당장이라도 세속을 떠나 출가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친구들이 화려한 밤 문화를 즐기며 흥청망청할 때도 그는 늘 한결같았다. “난 흥미 없어. 이해는 안 되지만, 존중할게.” 하지만 고인성도 결국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고성진의 결혼 압박에 질려버린 그는 마침내 폭탄선언을 했다. “저 결혼 안 해요. 차라리 출가하겠습니다.” 그제야 고성진의 얼굴에 진짜 위기감이 스쳤다. 한편, 진짜 딸의 대타로 살아왔던 송유리는 송씨 가문이 진짜 딸을 찾으면서 집에서 쫓겨났다. 부모도, 기댈 곳도 없는 그녀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비웃음까지 샀다. 손에 쥔 것 하나 없는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서빙 아르바이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술집에서 서빙을 하던 송유리는 실수로 잘못 들어간 방에서 마침 고인성을 마주쳤다. “너... 네 몸에서 나는 이 향기는 뭐야? 최면이라도 걸려고? 그런 거라면 성공했어.” 그날 이후, 고인성은 ‘송유리’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독에 중독된 사람처럼 변해버렸다. 그가 그녀에게 보이는 극진한 다정함은 마치 영혼이라도 내어줄 것 같았고, 그녀 없이는 하루도 견딜 수 없었다. 예전에는 모두가 퇴근해도 혼자 남아 밤늦게까지 일하던 고인성이었지만, 지금은 사무실에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간에 퇴근 준비를 마치는 게 일상이었다. “효율적으로 일하죠? 퇴근할 시간이 됐으면 다들 퇴근해야죠. 아내가 기다리고 있어서 먼저 갑니다.” '도대체 누가 누굴 기다리는 건지... 참...' 사무실에 남은 직원들은 허탈하게 웃었다. 그들은 여전히 일에 치여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었지만, 정작 고인성은 사랑에 빠진 ‘순정남’이 되어 있었다.
순애보 남편의 배신
“안녕하세요. 이민 신청 할게요.”신수아는 창구에 서서 준비 자료를 전부 직원에게 건넸다.곧이어 직원이 그 서류들에 해당 도장을 찍고 그중에서 한 장 뽑아서 신수아에게 건넸다.“15일 안에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니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신수아가 머리를 끄덕이고 문밖을 나선 순간 뒤에서 직원들이 쉬쉬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지금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분 주강빈 대표님 와이프잖아? 왜 이민 신청하지? 둘이 싸웠나?”“아무리 싸워도 이민까진 오버야! 주 대표님 팔불출로 유명한데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사모님이 이민을 신청하겠어?”“그러게 말이야. 5년 전에 두 분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서 나처럼 거의 SNS를 안 하는 사람도 다 알 정도인데... 게다가 3년 전에 사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수혈이 시급할 때 주 대표님이 뭇사람들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수혈해주셨잖아. 그 당시 몸의 절반가량의 피를 뽑아서 겨우 살렸다고 들었어. 또 1년 전에 사모님이 고작 한 시간 연락이 안 된다고 언론매체를 동원해서 전 세계적으로 수색에 나섰잖아. 사모님이 이렇게 몰래 이민하면 대표님 미쳐 발광하는 거 아니야?”뭇사람들의 의논에 신수아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들으면 들을수록 본인만 우스운 꼴이 되었다.그랬다. 주강빈이 그녀에 대한 사랑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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