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너, 감히 유하연을 건드려?” 유도경이 유채린 앞에 와서 분노로 가득해서 얘기했다. 유동민의 말대로 회의를 하러 갔지만 몰래 사람을 시켜 유하연의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 그리고 그제서 유채린이 유하연을 데리고 나갔다가 유하연을 바다에 빠뜨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소식을 들은 순간, 유도경은 다른 것을 다 뿌리치고 얼른 돌아왔다. 유도경은 눈앞에 있는 유채린을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나, 난...” 유채린은 부인하고 싶었지만 이미 부인하기에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토록 화가 난 유도경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유채린은 너무 놀라서 울면서 실토했다. “다 유하연 탓이야! 그년이 윤재 씨를 꼬셔서 그렇게 된 거잖아! 난 그저 정당한 복수를 한 것뿐이야!” “닥쳐!” 유도경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이때 유동민이 돌아왔다. 유동민을 본 유채린은 더욱 큰 소리로 울면서 유동민의 뒤에 숨어버렸다. “아빠, 살려줘요!” 유동민이 유채린을 보호하면서 유도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너 미쳤어? 채린이야말로 네 친동생이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애를 위해 네 친동생을 윽박질러?” “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유도경이 유채린을 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 차갑고 냉혹한 말투에 유동민과 유채린은 너무 놀라서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유채린은 동그란 눈으로 유도경을 쳐다보았다. 항상 착하고 다정한 오빠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을 때 유도경의 사람이 돌아왔다. “못 찾았어?” 부하의 보고를 들은 유도경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주변의 공기마저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기운이 유도경을 중심으로 뿜어져 나갔다. 유도경의 사람은 유하연을 찾지 못했다. 유하연은 이미 강아람이 준비한 배를 타고 떠나버렸다. 떠날 때, 유하연은 배가 아팠다. 임신하긴 했지만, 배 속의 아기는 엄마가 아이를 원치 않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인지 한 번도 유하연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다. 유하연은 그저 몸이 연약해진 것 빼고는 다른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