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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유하연이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유도경은 그저 눈을 꼭 감고 천천히 뜨더니 유하연을 놓아주었다.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어.” 유하연의 질문에 유도경은 대답하지 않고 차갑게 얘기했다. 남은 건 유도경이 처리할 것이다. 유도경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유하연은 멍한 눈으로 침대맡에 앉아 유도경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여기서 얌전히 죽음을 기다리라는 건가? 유도경,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야.’ 저녁이 되었을 때 유하연의 방에 다른 사람이 찾아왔다. 바로 유채린이었다. 유채린은 유하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심윤재에게 문제가 생긴 후 유채린은 많이 변했다. 유하연은 유채린이 마치 먹잇감을 노려보는 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하연, 난 네가 이렇게 저질스러운 사람일 줄은 몰랐어.” 유채린이 그렇게 말하면서 차갑게 웃었다. 이윽고 손에 집히는 것 아무거나 유하연에게 던져버렸다. 유하연은 날아오는 물건을 피했다. 하지만 물건이 깨지며 생긴 파편에 팔을 긁히고 말았다. 그럼에도 유하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유채린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듯 화를 냈다. “대단하네. 감히 몰래 윤재 씨를 꼬시려고 했을 뿐만이 아니라 우리 오빠까지 넘봐? 친오빠 같은 사람이라더니 그새를 못 참고 몸을 놀려? 정말 걸레 같아!” 유하연은 유채린의 말을 들으면서 파편에 긁힌 팔을 움켜쥐었다. 유채린도 무슨 소문을 들은 게 분명하다. 유채린도 알게 되었다면 유동민과 김희영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엄마가 널 치우려고 하셨는데 오빠가 계속 막아섰어.” 유채린은 그 생각을 하면 화가 났다. 그래서 유하연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면서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차라리 가서 죽지 그랬어! 남자를 홀리는 여우일 줄은 몰랐는데. 도대체 우리 오빠랑 윤재 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유채린의 말을 들으면서 유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유도경이 김희영을 막아 나섰다고? 언제? “난 그런 적 없어.” 유하연은 여느 때와 같이 부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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