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난 안 가.”
유도경 앞에 서 있는 심윤재는 분노를 꾹꾹 억누른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지금 이 시기에 동남아로 가라고? 나더러 죽으라는 거야?”
지금은 심씨 가문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였다. 심윤재는 심씨 가문의 아들로서 당연히 경진시에 남아 자리를 잘 잡아야 했다. 그런데 그에게 동남아로 가라는 것은 살아남는 문제는 둘째 치고 심씨 가문이 혼란에 빠질 것이었다.
아무리 그의 아버지인 심철호가 있다고 해도 역부족이었다.
사업 능력으로 따지자면 심철호에겐 그저 버티는 능력만 있었기에 심씨 가문의 모든 희망과 기대는 전부 심철호보다 능력이 뛰어난 심윤재에게 달려 있었다.
유도경은 그런 심윤재의 말을 무시하곤 몸을 뒤로 기울이며 등받이에 기댔다.
분명 의자에 앉아있는 유도경보다 서 있는 심윤재가 더 우세해야 했건마는 유도경에게서 흘러나오는 위압감에 심윤재는 그대로 기세가 억눌리고 말았다. 심윤재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유도경은 픽 비웃으며 심윤재에게 말했다.
“네 생각엔 너한테 그럴 자본이 있다고 생각해?”
유도경의 말에 심윤재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 하지만 계속 버티면서 입을 여는 수밖에 없었다.
“네가 자초한 거야.”
“하.”
유도경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갈 거야, 말 거야.”
그가 말을 마치자 심윤재는 음험해진 그의 두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졌다. 심윤재는 그의 시선을 피해버렸다. 주먹에 힘을 너무 세게 주고 있었던지라 살짝 부들부들 떨렸다.
“안 가.”
그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그러자 유도경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태도에 심윤재는 살짝 당황하고 말았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유도경이 정말로 이대로 넘어가 주는지 몰랐다.
유도경은 절대 자신이 내뱉은 말을 번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유도경은 정말로 더는 그를 상대해주지 않았고 주위로 유안 그룹의 직원들이 오가고 있었던지라 그는 결국 이를 빠득 갈며 유안 그룹을 나서는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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