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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김희영은 단호한 어조로 유도경과 시선을 마주하며 설명했다. “지금 하연이랑 우리 가족 사이가 어떤지 너도 알잖니. 해외로 나가게 된다면 다시 돌아올지 확실치도 않지. 하지만 선을 봐서 결혼시키면 결국 우리 가족의 울타리에 두는 거고 앞으로도 서로 의지할 수 있잖니.” 김희영의 말을 들으며 유하연은 유도경에게 너무 괴롭혀진 탓인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마치 모든 감정을 외부로부터 차단한 듯 오로지 무감각한 표정만이 남아 있었다. 김희영의 말은 겉으로는 그녀를 위한 것처럼 들렸지만 실상은 괜히 스무 해 넘게 헛되이 키운 게 아니라는 듯이 단순히 그녀를 곁에 묶어두려는 것뿐이었다. “어머니, 채린이가 하연이를 싫어하잖아요.” 유도경은 김희영을 설득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있었다. 바로 급소를 찌르는 것이었다. “선을 보고 정략결혼 하는 것도 하루아침에 끝나는 일이 아니잖아요. 하연이는 채린이에게 시한폭탄 같은 존재예요.” “나도 알고 있다.” 김희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나도 너랑 같은 생각이었어. 하연이가 채린이 곁에 있는 건 좋지 않다고 봤지.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어. 임씨 가문 둘째가 하연이를 마음에 들어 했더라고? 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첫눈에 반했다고 하더라. 그쪽에서 직접 선을 보자고 제안했어.” 예상 밖의 말에 유도경의 눈빛이 한순간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김희영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유하연은 그의 눈 속에 스며든 어두운 기운과 피비린내 나는 살기를 또렷이 보았다. 그 순간 그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본능적으로 몇 발짝 물러서려 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임씨 가문 둘째를 만난 기억이 없었고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도경이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었다. 그녀는 몸 곳곳에 남은 상처가 더욱 쓰라리게 아려왔다. ‘만약 유도경이 임씨 가문 둘째 때문에 미쳐 날뛴다면...’ 유하연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팠고 모든 것이 끝없이 반복되는 악몽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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