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가서 열쇠 가져와!”
김희영은 문을 열 수 없자 문을 뚫어져라 보며 입을 꽉 다문 채 뒤에 있는 도우미에게 날카롭게 명령했다.
도우미는 화들짝 놀라 재빨리 예비 열쇠를 가지러 갔다.
예비 열쇠가 도착하자 김희영은 그것을 홱 낚아채고 어두운 얼굴로 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꽂으려 했다.
그러나 열쇠가 문고리에 닿기 직전 방 안에서 먼저 문이 열렸다.
방에서 나온 사람은 유도경이었다.
그의 옷은 여전히 깔끔하고 반듯했고 주름 하나 없이 단정한 모습이었다.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
유도경은 침착하게 김희영을 바라보며 평소와 다름없는 어조로 물었다.
김희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아들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조금 전 안쪽에서 희미하게 들려온 소리가 떠오른 그녀는 더욱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방 안에 있던 게 너였니?”
“네.”
유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비록 김희영이 의심한다는 사실은 눈치챘지만 굳이 설명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그러자 김희영이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방 안에서 뭐 하고 있었어? 하연이 목소리를 들었는데 방 안에 있지? 노크했는데 왜 문을 안 연 거야?”
김희영은 질문을 쏟아부으며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유도경은 여전히 여유로웠고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하연이한테 해외로 나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그런데 싫다고 소란 피우길래 귀찮아서 문 여는 게 늦었네요.”
유도경의 대답은 반박할 구석이 없었다.
김희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서늘한 바람이 안으로 불어왔다. 김희영은 불편해하며 외투를 여몄다.
침대 위에는 유하연이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김희영을 보자 그녀는 붉어진 눈시울을 들어 보이며 피가 맺힌 입술을 꼭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희영은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과 거부감이 역력한 표정을 보며 유도경의 말을 어느 정도 믿기로 했다.
“하연아, 도경이도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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