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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유채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순간 유하연은 이미 예상하고 몸을 살짝 틀었다. 덕분에 유채린의 손바닥은 허공을 갈랐고 균형을 잃은 그녀는 순간 멈칫했다. 유하연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어쩌면 그렇게 뭐든 내 탓으로 돌려?” “네가 있기만 하면 안 좋은 일만 생긴다고. 네가 내 상극인 거야!” 유채린은 손가락을 뻗어 유하연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재수 없는 년. 내 눈앞에서 얼씬도 하지 말고 꺼져. 안 그러면 볼 때마다 때릴 거야.” 유하연은 입술을 달싹이다 입을 닫았다. 당장이라도 날카로운 말로 받아치고 싶었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김희영의 표정과 자신은 곧 이곳을 떠날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하고 싶던 말을 삼켰다. 배호진이 오지 않은 이상 그녀는 임신한 사실을 당분간 더 숨길 수 있었다. 지금 중요한 건 숨을 죽이고 있으며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는 것이지 무의미하게 유채린과 싸움을 이어 나가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며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유채린은 반응 없는 그녀를 보며 더욱 신경질적으로 날뛰었다.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그녀는 곁에 있던 값비싼 도자기 세트를 들어 힘껏 바닥으로 내던졌다. 깨진 조각이 튀면서 유하연의 맨다리에 상처가 생기고 피기 맺혔지만 유하연은 오히려 차분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유채린은 그런 유하연의 모습에 흥미를 잃은 듯 머리를 홱 돌리더니 거만한 걸음걸이로 자리를 떴다. “하연아, 네가 고생이 많아.” 유채린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김희영은 온화한 미소를 띠며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유하연은 어쩌면 이번만큼은 따뜻한 위로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김희영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웃음으로 인해 그녀의 눈가에는 깊은 주름이 잡혔다. “이제야 철이 좀 들었구나. 채린이랑 유치하게 싸우지 않는 걸 보니 드디어 네가 어른이 된 것 같아. 이제 안심할 수 있겠구나.” 그 순간 유하연의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려던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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