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유도경의 어두운 눈동자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그는 유하연의 몸부림을 내려다보며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움직이면 가만히 잘 거라고 장담 못 해.”
그 말에 유하연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오늘따라 그가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긴 했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하연은 유도경이 갑자기 마음을 바꿀까 봐 얼른 몸을 이불속으로 움츠리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겁먹은 거북이 같아서 유도경은 헛웃음을 지었다.
유하연은 자신의 이상한 낌새를 들키지 않도록 억지로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들키지 않으려 몸을 뻣뻣이 한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지옥 같은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유하연은 온몸이 저렸다.
특히 한쪽 몸의 감각이 둔해져 조금만 움직여도 저절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유도경이 일찍 떠나서 다행이지 그녀는 언제든 이상한 낌새를 들킬까 봐 전전긍긍했다.
반 시간 정도 지났을까 유하연은 그제야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오고도 한참을 방 안에서 넋 놓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계속해서 핸드폰의 시간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방문이 열리자 그녀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으며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아가씨, 내려오시랍니다.”
도우미의 말에 유하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김희영의 부름이었다.
거실로 내려가자 김희영과 유채린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유채린은 달콤한 보양식을 한 입씩 떠먹고 있었고 김희영은 그런 그녀를 한없이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 담긴 깊은 애정과 걱정은 당장이라도 넘쳐흐를 것만 같았다.
가끔은 하나의 시선만으로도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팔 수 있는 법이었다.
유하연은 묵묵히 시선을 돌렸다.
김희영은 그녀가 내려온 걸 알면서도 별다른 반응 없이 손짓으로 소파에 앉으라고 했다.
유하연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비록 유하연도 아침을 먹지 못했지만 김희영은 이를 잊은 건지 아니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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