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이제 믿으시겠어요?”
그녀는 보고서를 펼쳐서 반듯하게 펴고 천천히 접었다.
김희영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유채린의 표정이 묘하게 뒤틀렸다.
그녀는 한편으로는 유하연이 정말 임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유하연이 불임이면 심씨 가문에서 그녀를 탐탁지 않게 여길 것이고 심윤재 또한 그녀를 원하지 않을 테니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유도경이 다가와 유하연의 손에 들린 검사지를 낚아챘다.
유하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그가 보고서를 확인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보고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도경은 보고서를 다 읽고 나서 어두운 눈빛을 드리운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무심하게 그 종이를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다른 문제라도 있나요?”
유하연은 쓰레기통을 한 번 흘깃 본 후 다시 유도경을 바라보았다.
유도경의 시선이 잠시 그녀의 아랫배를 스쳐 지나갔고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일 배호진이 도착할 거야.”
유하연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듯했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유채린을 바라보았다.
유하연의 시선을 느낀 유채린이 움찔했지만 곧바로 매서운 눈빛으로 되받아쳤다.
그러나 유하연은 그녀의 적대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입가에 도발적인 미소를 띠었다.
“이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말에 유채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에게 유하연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파리를 삼키는 것만큼이나 끔찍한 일이었다.
유채린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다.
“왜? 뭐라고?”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하연은 일부러 웃으며 물었다.
“설마 개처럼 버티려는 건 아니겠지?”
“누구더러 개라는 거야!”
유채린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러고는 곧장 유도경의 팔을 붙잡고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얘 말하는 꼴 좀 봐. 너무 심하잖아.”
그녀는 어떻게든 사과를 피하고 싶어서 유도경에게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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