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유하연은 최근 며칠 동안 머리가 아팠다.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유도경은 벌써 이틀 연속으로 그녀의 방에 와서 자고 있었다.
문밖의 경호원들은 마치 눈이 먼 것처럼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유하연은 아무 일도 없는 듯이 행동하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밤마다 자신을 향해 최면을 걸어야 했다.
유도경만으로도 귀찮았지만 유채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천한 년. 생각지도 못했지? 네 속셈은 결국 물 건너갔어.”
유채린은 유하연의 방 앞에 서서 거만하게 유하연을 바라보았다.
원래는 얼굴에 질투와 분노도 섞여 있었지만 이제는 비열함만 남은 듯했다.
그녀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말을 이었다.
“나랑 심윤재가 결혼하길 원하지 않았었지? 오히려 결혼이 앞당겨졌는데 이제 어쩌나? 오빠가 있는 한 너는 절대 나를 뛰어넘을 수 없을 거야.”
유하연은 듣는 척도 안 하고 들고 있는 책을 넘겼다.
‘한가한가 보네. 심윤재한테나 시간을 쏟지 왜 자꾸 나한테 와서 난리지? 심윤재가 결혼식에 불만을 품고 일부러 유채린을 피하고 있나?’
불만 가득한 유채린의 표정을 보니 그럴 가능성도 충분해 보였다.
“지금 내가 말하고 있잖아!”
유하연이 그녀를 무시하자 유채린은 더욱 화를 냈다.
그녀는 유하연에게 달려가서 책을 빼앗았다.
책에 적혀 있는 내용들을 이해할 수 없자 더 짜증이 난 그녀는 결국 책을 찢어버리고종이 조각을 방바닥에 흩어놓았다.
유하연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욕하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그녀는 유채린과 다툼을 벌이지 않으려 애썼다.
‘조금만 참으면 이 지긋지긋한 집구석도 벗어날 수 있어.’
하지만 유채린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역시 네가 심윤재를 유혹하면서 결혼을 방해하고 있었구나?”
유채린은 이를 악물고 점점 확신에 차서 말하기 시작했다.
“심윤재가 나를 만나려 하지 않는 것도 네가 또 무슨 말을 해서 그런 거지?”
그녀는 말하다 말고 유하연의 핸드폰을 흘깃 쳐다보았다.
유하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채린은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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