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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장

사장이 그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에게 묻겠는가? 그는 놀라 턱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 “이다빈 씨에게 물어보시겠어요?” 휴대폰 화면 너머로 변수찬은 음울한 질투심을 느꼈다. “대표님, 주소를 보내드릴까요? 와보실래요?” 박현우는 진심으로 가고 싶다. “가지는 않을게. 일부러 미행했다고 오해할 거야.” “그럼 이만 집으로 가도 될까요?” 변수찬이 물었다. “계속 따라가 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보고하고.” 변수찬의 이마에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다빈과 용재혁이 더 가까워질까 봐 은근히 두려웠다. 그의 마음속에 대담한 추측이 생겼다. 그들은 사실 커플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는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 사장님께 보낼 것인가, 아니면 보내지 않을 것인가? 박현우는 정색했다. 안색은 매우 안 좋아졌다. 커피를 가져다주던 하인은 박현우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 커피를 쏟을 뻔했다. 박현우는 양손을 깍지 낀 채 책상에 대고 얇은 입술을 달싹였다. 얼굴은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것 같았다. 낮에 그녀는 연구소 사람들과 식사를 했다... 그녀가 아는 사람이라면 용재혁일 것이다... 이다빈과 용재혁은 한 시간 넘게 먹고서야 식사를 마쳤다. “바래다줄게.” 용재혁이 일어섰다. 이다빈은 용재혁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지금 이 상태로 나를 바래다준다고?” “얼굴을 바꾸면 되잖아.” 용재혁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다빈은 주위를 둘러봤다. “아까 몰래카메라에 찍혔다고 의심하지 않았어? 만약 그 사람이 아직 멀리 가지 않고 숨어 있으면 어떡해? 얼굴을 바뀐 일이 폭로될까 봐 걱정돼. 우리 그냥 각자 가.” “그건 안 돼. 시간이 늦었어. 길 가다 보면 별 볼 일 없는 양아치나 건달이 튀어나올지도 몰라. 예전에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다빈의 얼굴은 그야말로 신급이다. 길을 걸으면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가게 한다. 이다빈은 주먹을 내보이며 말했다. “혼자 해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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