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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박우빈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재미있네... 근처에 기대어 있던 용재혁의 눈길이 옆으로 쏠렸다. 눈동자는 점점 어두워졌다. 박우빈이 계속 여기에 남아있는 것을 눈치챈 이다빈은 그를 힐끗 쳐다봤다. “무슨 일로 저를 찾으세요?” 초콜릿 달라고 온 거 아닌가? 박우빈은 손을 들어 이마 앞에 있는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올렸다. 그리고 이다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꼭 마치 본인이 매혹적이라고 상대방이 생각하기를 바라는 듯이 말이다. “박우빈입니다. 전에 저의 사촌 형과 약혼했을 때 저도 왔어요.” “아, 그때 주의하지 못했어요.” 이다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때, 박우빈이 갑자기 한 발 다가왔다. 이다빈은 경계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또 무슨 일 있나요?” 박현우는 어두운 얼굴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쪽으로 걸어가려고 할 때, 성도섭이 그의 시야를 가렸다. “현우야, 좀 이따 연회가 끝나면 차를 몰고 나가서 신나게 놀까? 다른 애들은 이미 먼저 갔대.” “내 시야를 가렸어.” “어?” 성도섭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뒤돌아섰다. 박현우가 보고 있는 방향을 따라 바라보자 그쪽에 박우빈과 이다빈이 함께 있는 것이 보였다. “어? 저 둘이 왜 같이 있어? 너희 둘째 사촌 동생의 사생활이 엉망인데 설마 너의 약혼녀가 예뻐서 나쁜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겠지?” 말을 마친 성도섭은 순간 주변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꼭 마치 영하 수십 도나 뚝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숨을 돌린 뒤 다시 박현우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가뜩이나 굳은 얼굴에 얼음이 두껍게 껴 있는 것 같았다. “긴장하는 걸 보니 이다빈을 좋아하는구나.” 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얇은 입술만 달싹였다. 성도섭에게 침묵은 사실 묵인이나 다름없었다. 박우빈은 이다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여자의 피부는 마치 백옥처럼 맑고 섬세했으며 따뜻해 보였다. 드러난 어깨에는 은은한 핑크빛이 감돌았으며 영롱하고 세련된 몸매는 마치 복숭아처럼 누군가 따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세계적인 슈퍼모델에 버금가는 긴 다리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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