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이다빈은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이기면 나와 너의 사촌 오빠가 약속한 남은 시간 동안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짜증 나니까.”
“그리고 너도.”
이다빈은 유미를 보며 덧붙였다.
“알았어.”
박유진은 이를 갈며 받아들였다.
“그럼 만약 네가 지면?”
“내가 지면 지는 거지.”
이다빈은 덤덤하게 말했다.
“너… 지고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겠다고? 절대 네가 원하는 것만 할 수 없지.”
이다빈은 흐뭇한 얼굴로 옆 기둥에 기대더니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말했다.
“내키지 않으면 나와 꽃꽂이를 겨루지 않아도 돼.”
괘씸한 것! 박유진과 유미는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이다빈을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변수찬은 박현우 옆에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다빈 씨는 생각보다 기가 센 것 같아요.”
“그걸 이제 알았어?”
박현우의 얼굴에 왠지 모를 우쭐한 기색이 보였다.
꽃꽂이 도구가 갖추어져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다.
“잠깐만요.”
이다빈이 스톱을 불렀다.
“왜? 벌써 후회하는 거야? 아니면 자기 주제를 알아서 미리 기권하는 거야?”
박유진은 두 손을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이다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어. 스톱을 외친 이유는 승패를 어떻게 가리는지 알고 싶어서야.”
꽃꽂이는 바둑을 두는 것과 다르다. 누가 이기는지 확실하게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관상적인 예술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에 상대적으로 주관적이다.
이곳은 박씨 집안 잔치이다. 각자 작품을 완성하면 사람들이 유미 편을 들까 봐 걱정되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 내가 아까 꽃꽂이 계의 전문가를 불렀어. 어떻게 해서든 패배를 승복하게 할 테니까.”
박유진은 일찌감치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이견이 없으면 이만 시작해.”
시간이 1분 1초 흘렀다. 이다빈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유미 옆에는 원래부터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 대다수가 이다빈에게 몰렸고 결국에는 호기심에 전부 이다빈 쪽으로 쏠렸다.
“정말 아름답고 예뻐요!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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