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박현우가 두는 바둑 속도는 아주 빨랐다. 별로 고민하지 않고 바로 뒀다.
이다빈도 마찬가지였다. 박현우가 바둑알을 놓으면 이다빈이 같이 놨다.
한동안 룸 안에는 바둑알이 놓이는 소리만 들렸다.
옆에 앉아 있는 임이준과 성도섭은 몇 번이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대박!
역시 이 고수와 현 고수의 대격돌이다.
두 사람 중 과연 누가 이길까?
30분 뒤, 이다빈은 옆에 놓인 차를 들고 느긋하게 마셨다.
박현우는 천천히 손을 들더니 맞은편에 앉은 이다빈을 바라보았다.
정교한 눈썹, 아름다운 자태, 차분한 손놀림, 몸가짐이 매우 날렵하고 놀라웠다.
보다 보니 너무 빠져들어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이다빈이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넋 놓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박현우와 눈이 마주쳤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니면 이빨에 뭐라도 꼈어요?”
박현우는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네 차례야.”
“네.”
이다빈도 별생각 없이 바둑알을 들더니 바둑판 위에 내려놓았다.
다시 한참이 흐른 뒤 박현우는 손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린 채 바둑판을 쳐다보았다.
성도섭도 긴장했다. 설마 박현우가 지는 건 아닐지 조마조마해 했다.
이다빈은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1분 뒤, 박현우가 다시 바둑을 놓았다.
성도섭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깜짝 놀랐던 모양이다.
이어 이다빈의 차례가 되었을 때 역시 손을 멈췄다. 옆에 앉아있던 임이준은 부채를 들어 그녀에게 부채질해줬다.
이다빈은 어이없다는 듯 임이준을 흘겨보았다. 자기도 아직 긴장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긴장하니 말이다.
임이준은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주먹을 불끈 쥐며 이다빈을 응원했다.
두 사람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을 박현우는 똑똑히 보고 있었다. 가뜩이나 까만 눈망울이 더욱 짙게 물들었다.
‘딱’하는 바둑알이 바둑판에 놓이는 소리와 함께 이다빈은 고개를 들어 박현우를 보며 말했다.
“현우 씨 차례입니다.”
그 이후 대결은 막상막하인 상태에서 계속되었다.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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