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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장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헬멧 안에 숨겨진 얼굴이 그가 생각한 그 모습이라는 것을. “좋습니다. 그럼 긴 말 하지 않고 각자 준비하시죠.” 임엽은 옆에 있는 이다빈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보기엔 전지훈이 정말로 역풍을 초청할 수 있다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아마 체면을 위해 그냥 가짜 역풍을 데려왔겠지. 이다빈이 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뒤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사람들 속에 서있는 박현우와 단번에 시선이 마주쳤다. 박현우는 그녀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알아보는 건 아니겠지? 설마. 이렇게 꽁꽁 감췄는데. 전지훈이 그녀를 알아본 건 의외가 아니었다. 그녀도 일부러 힌트를 준 것이었으니까. “아아아! 내 여신님!” 성도섭은 흥분에 겨운 목소리였다. “박현우, 드디어 내가 여신을 직접 보게 됐다고! 근데 이제 우승은 글렀네. 역풍이 등장했으니 용천 산장 개발권도 십중팔구는 물 건너가지 않았을까.” “정말 역풍이라고 확신해?” 박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조건이지!” “어떻게 아는데?” “넌 몰라. 이건 남자의 직감이라고!” 성도섭은 아주 확신하는 듯 답했다. 박현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가 모른다고? 그 말은 그가 남자가 아니라는 건가? 장난은 장난으로 쳤지만 박현우의 시선은 계속 이다빈쪽에 머물러 있어싸. “저 사람 누구 닮지 않았어?” 성도섭이 고개를 돌렸다. “누구? 네 약혼녀?” 박현우는 다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어떻게 생각하긴. 네가 그렇잖아. 누굴 봐도 다 자기 약혼녀 같다고 하면서. 이제 얼마나 떨어져 있었다고 보고 싶어서 환각까지 보이는지, 나 참.” 성도섭이 그를 놀려댔다. 박현우는 성도섭을 흘겨봤다. 눈치를 줬으니 알아들으라는 뜻이었다. 그러고는 역시나 바로 이다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침묵 뒤 입을 열었다. “지금 저렇게 다 가리고 있는 모습이랑, 몸매랑 아우라랑… 이 교수랑 많이 닮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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