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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0화

열쇠장이가 얼른 입을 열었다. “그들은 열쇠를 열라고 저를 청했습니다. 하지만 비밀스럽게 제 눈을 가리고 데리고 들어갔고 상자 하나가 있는 것을 만졌습니다.” “열었느냐?” 열쇠장이가 고개를 저었다. “열 수 없습니다.” “그 상자는 우리 같은 평범한 열쇠장이들이 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부적 같은 문양이 있는 것을 만졌습니다.” 그 말에 유생은 깜짝 놀랐고 어렸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그녀의 외할머니는 아직 살아 계셨다. 그녀의 외할머니도 풍수사였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시다 부작용으로 일찍 세상을 뜨셨다. 그녀는 이미 외할머니의 얼굴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하지만 외할머니에게 부적이 많이 새겨진 상자가 있는 것이 생각났다. “유롱에게 얘기했느냐?” 열쇠장이가 고개를 저었다. “특별히 눈까지 가리고 열쇠를 열라고 했으니, 상자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 아닙니까?” “상자에 부적이 있으니, 어떤 사람을 찾아 열어야 한다고 말하면 상자의 모습을 알고 있는 것을 들키지 않겠습니까?” “이 일로 죽임을 당하면 어찌합니까?” 이 말을 들을 유생은 열쇠장이가 재밌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내가 유가 사람인 것이 두렵진 않으냐?” 열쇠장이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모습에 유생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난 유롱과 한패가 아니다.” “하지만 유롱은 분명 너를 다시 찾을 것이다. 화를 입고 싶지 않으면 어서 내가 준 돈을 가지고 일찌감치 이곳을 떠나거라. 멀리 떠날수록 좋다.” 말을 마치고 유생은 그곳을 떠났다. 아직 어두운 틈을 타 그녀는 유가로 향해 상자를 훔쳤다. 상자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훔치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녀도 제사장족의 제자니, 유롱의 방에 있는 상자라 하더라도 손쉽게 쥐도 새도 모르게 훔쳐낼 수 있었다. 그녀는 묵직한 나무 상자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잠든 부모님을 깨웠다. 방안에 촛불을 켜고 세 사람은 탁자 앞에 둘러앉았다. 어머니는 탁자 위의 상자를 보고 헛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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