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죽음을 맞은 대제사장은 멍청하고 추하며 갖은 모욕을 겪고 자결한 섭정왕비의 몸에서 깨어났다.
사람들은 그녀를 모욕하고 조롱했고 그녀의 부군은 그녀를 경멸하고 혐오했다. 그녀의 동생마저도 그녀를 해치려고 흉계를 꾸몄고 그녀는 결국 짐승만도 못한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는 대제사장이 그녀의 몸에서 깨어났으니 예전처럼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터였다.
관상을 보고 점을 치며, 풍수지리를 통달한 그녀는 조상님이 대대로 물려주신 천명 나침반으로 세상 모든 일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의술과 독에 능하고 죽은 자를 살릴 수 있었다.
갑자기 아름다워진 그녀의 미모에 수도 전체가 떠들썩해졌고 수많은 귀족이 그녀의 미모에 무릎을 꿇었다. 선택지가 수두룩했으니 섭정왕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멋스럽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수세를 써주시면 앞으로 평생 왕야와 엮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왕야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본왕이 점괘를 봤는데 휴처는 안 된다고 하더군.”
“왜입니까?”
“나한테 네가 필요하다고 하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