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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누명을 쓰다

나는 병상 옆으로 가서 연하윤을 빤히 내려다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왜? 그 주스에다 뭘 넣었는지 인정하기 싫은 거야?” 일이 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나는 이제 연하윤의 가식적인 가면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연하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못 알아듣척 했다.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연하윤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알아듣게 해줄게. 네가 주스에…” 내가 진실을 말하려 하자 연하윤은 다급하게 내 말을 끊었다. “제가 썩은 과일로 주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배탈이 난 거예요.” 연하윤은 잔뜩 불안해하며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엄마와 아빠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냥 썩기만 했지 크게 상한 건 아니어서 버리기엔 아까운 나머지 주스를 만들었어요. 제 잘못된 행동으로 배탈이 난 거예요. 언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진짜예요. 아까 의사 선생님께서도 검사를 했으니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보시면 돼요. 언니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연하윤은 내가 조금이라도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쓸까 봐 나를 지켜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나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조용히 그녀가 연기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말에도 연준영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직접 의사를 찾아가 확인하기까지 했다. 의사는 그에게 직접 검사 보고서를 건넸다. “환자는 확실히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배탈이 난 겁니다. 위세척을 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정 불안하면 병원에서 이틀 더 관찰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검사 보고서가 있으니 연준영과 서진혁도 믿고 싶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자기 말을 믿는 것을 보고 연하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시선은 줄곧 연하윤에게 쏠려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작은 행동도 당연히 내 눈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내가 그녀를 빤히 노려보자, 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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