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헛소문을 퍼뜨리는 걸 들었어
연준영은 나를 한 번 쳐다보고는 부모님의 압박에 못 이겨 잔뜩 못마땅해하며 한마디 했다.
“그래. 이 일은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 너한테 누명을 씌운 셈 치자.”
누명을 씌운 셈 친다고? 이런 성의가 없는 사과는 난생처음이었다.
내가 막 무슨 말을 하려는데 연준영이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럼 차도준은? 난 너희 둘이 껴안고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봤어.”
“눈에 보이는 게 꼭 진실일 수는 없어요.”
내가 막 반박하려고 할 때, 서늘한 남자 목소리가 갑자기 뒤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병실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도준아, 네가 왜 여기 있어?”
차도준은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며 한마디 했다.
“아는 사람 병문안을 왔다가 마침 누가 나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리는 소리가 들려서.”
그 말에 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순간, 저도 모르게 차도준의 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가 병원에 온 지금, 차도준도 이 시간에 마침 아는 사람 병문안을 왔다고? 정말 공교롭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차도준은 이런 내 눈빛을 발견하지 못한 듯 공손하게 우리 엄마 아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아버님, 어머님. 조금 전 연준영 씨가 말한 건 그저 오해일 뿐입니다. 제가 전에 은하를 도와준 적이 있어서 신세를 갚으려고 저한테 식사를 대접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껴안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건 은하가 넘어질 뻔했을 때 제가 부축해 준 것뿐이에요.”
그 말에 우리 부모님은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렇군요. 전에 은하는 그저 친구 사이라고 했어요. 전 은하 말을 믿고 있습니다. 은하는 그렇게 함부로 행동할 아이가 아니에요.”
말을 마치고, 엄마는 퉁명스럽게 연준영을 노려보았다.
“들었어? 다 설명했으니까 앞으로 함부로 말하지 마.”
그 말에 연준영은 짜증이 나기도 하고 잠시 할 말이 없어 그저 속으로 끙끙거렸다.
차도준을 발견하고, 서진혁은 잔뜩 화가 치밀어 올라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전에는? 전에는 두 사람 모두 외로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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