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오렌지 주스
그 말에 연하윤은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그거야 언니는 내 언니니까 당연히 언니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거야. 형부처럼 오만한 사람이 언니한테 고개를 숙였으니 이혼은 없던 일로 해줘. 게다가 며칠 전, 아저씨께서 프로젝트 취소 건으로 잔뜩 화가 나 형부를 때리기까지 했어. 그때 약을 발라주면서 두 사람이 계속 이렇게 사이가 멀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거야. 형부는 꿈을 꾸면서까지 언니 이름을 불렀어. 형부 마음속에 아직 언니가 있는 게 분명해.”
약을 발라준다고? 꿈속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고?
순간, 나는 문득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겉으로는 나와 서진혁의 이혼을 만류하러 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한테 자신과 서진혁이 어떻게 친하게 지내는지, 심지어 서진혁이 무슨 잠꼬대까지 했었는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미 잠자리까지 같이한 것 같았다.
이런 생각에 나는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서진혁이 무릎을 꿇고 나에게 빌어도 나는 절대 화해하지 않을 거야. 보아하니 네가 요즘 그이와 친하게 지내는 거 같은데 차라리 네가 서진혁을 설득해서 이혼 서류에 도장을 받아오는 건 어때?”
내 말에 연하윤은 난처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혼하면 뱃속의 아이는 어떻게 해?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울 수는 없잖아.”
난 손을 들어 평평한 배를 만지작거리며 다소 고민하는 척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는 아직 낳을지 말지 결정하지 못했어.”
이렇게 말하면서 연하윤의 표정을 흘끗 쳐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연하윤은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순간, 연하윤은 두 눈을 번뜩이며 한마디 했다.
“아이 말이야, 형부한테 말할 거야?”
나는 몇 초 동안 생각에 잠겼다.
“말은 할 거지만, 아직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말을 마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방에 가서 주스 좀 가져올게. 너도 마실래?”
그러자 연하윤은 표정이 눈에 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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