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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심지운이 답하기도 전에 강수연이 먼저 말했다. "아버님, 지운이랑 상관없어요, 제가 집에서 답답해서 일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지운이가 제 결정 존중해 줬고 절 지지해 줬어요." 심지운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말에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조건 해야 했다. 지금 부정하면 심운봉이 분명 두 사람의 감정에 무슨 문제 생겼다고 오해할 것이었다. "네, 아빠, 수연이가 그때 절 위해서 집에 남았잖아요, 이제 저도 일어섰고 가업을 물려받았으니, 수연이도 자기 꿈 찾아야죠." 그는 그녀의 말대로 이어 말할 수밖에 없었다. 심운봉은 그제야 안심하고 강수연을 보며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그랬구나, 일하면 좋지, 우리 수연이가 그때 얼마나 훌륭했어. 분명 뭔가를 이룰 거야, 나도 너 지지해." 강수연은 마음이 따뜻해 나서 환하게 웃었다. "지지해 줘서 고마워요, 아버님, 제가 시간 날 때마다 병원에 올 게요." "지금 젊은이들이 모두 일이 바쁘잖아, 시간 나면 푹 쉬어, 여긴 간병인 있으니까 걱정 마." 심운봉은 손을 흔들고는 주제를 돌려 연미주에 관해 물었다. "요즘 네 엄마 보러 갔어? 몸은 괜찮으셔?" 심지운은 눈빛이 살짝 변했고 강수연이 말하기 전에 먼저 답했다. "장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이 환경이나 시설이 모두 경윤성에서 최고예요, 간병인도 아빠가 직접 고른 거잖아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왜인지 강수연은 심지운이 말이 이상한 것 같았다. 매번 시아버지가 그녀의 엄마를 걱정할 때면 심지운이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심운봉은 아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서서히 침대에 누웠다. "늦었어, 두 사람 돌아가 봐." "네, 다음 주에 또 뵈러 올게요." 인사를 하고 나서 강수연과 심지운이 같이 병실을 나왔다. 병원을 나오자, 심지운이 강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할 말 있어." 노을이 졌고, 하늘이 온통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확실히 밥 먹을 시간이었다. 강수연은 그가 이혼에 관해 말하려는 줄 알고 거절하지 않았다. 검은색 포르쉐 카이엔이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심지운이 조수석 문을 열고는 기다란 손으로 문을 잡았다. 강수연이 잘 앉은 걸 확인하고는 차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가서 앉았고 시동을 켰다. 가온 식당은 강수진과 심지운이 자주 가는 중식당이었다. 심지운은 창가에 앉았고 웨이터가 메뉴를 올렸다. 그와 강수연이 모두 매운 걸 먹지 못하기에 전과 비슷하게 모두 담백한 광둥요리를 주문했다. "이걸로..." "잠깐만요." 심지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수연이 그의 손에서 메뉴판을 빼앗아 뒤로 몇 장 넘기더니 느긋하게 메뉴를 말했다. "라르지랑 마파두부 추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웨이터는 메뉴판을 건네받고 떠났다. 심지운이 의아해서 물었다. "너 매운 거 못 먹지 않아, 이 두 개는 왜 추가했어?" 강수연은 식탁에 있는 보리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매운 게 제일 좋아해." "그럼 전에는 왜 말 안 했어?" "넌 매운 걸 못 먹잖아, 매운 냄새만 맡아도 화내잖아, 전에는 네가 다리를 다쳐서 화를 내면 몸에 안 좋으니까 계속 널 봐준 거야. 이젠 봐주고 싶지 않으니까 당연히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어야지." 심지운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강수연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모습이 짜증이 났다. "오늘 아빠 앞에서 일 얘기를 꺼낸 것도 그렇고, 이젠 입맛까지 나랑 반대로 하는 것도 그렇고, 이러다 아주 사람들한테 우리가 이미 별거한다고 떠들어 댈 거야?" 그는 보리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로 말했다. "내 인내심에 한계가 있어, 더는 너랑 난리 칠 시간 없어, 적당히 해, 안 그러면 감당 못 해." 처음에 "난리"라는 소리에 강수연은 참지 못하고 화를 냈었다. 이젠 집도 있고 직장도 있으니 앞으로의 생활이 드디어 기대가 되었기에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기분이 꽤 좋아서 말했다. "심지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리 치는 거 아니야, 난 무조건 너랑 이혼할 거야, 네가 동의 안 한다고 해도, 1년 동안 별거하면 이혼 소송할 수 있어." 그는 강수연이 정말 이혼하겠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는 강수연이 별장을 나간 것도, 직장을 구한 것도 모두 마음속의 불만을 토로하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확실히 강수연한테 미안했고 그녀를 포용하려고 했지만, 난리 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 그도 짜증이 나기 마련이었다. 심지운은 미간을 더 세게 찌푸리고는 불쾌해하며 말했다. "나랑 인아는 불륜이 아니야, 더 설명하고 싶지도 않아. 엄마가 잘못한 건 맞아, 내가 대신 사과하고 보상해 줄게. 그리고 엄마를 본가로 보냈어, 대체 뭐가 부족한데? 꼭 이렇게 따져야겠어?" 강수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시어머니든 아니면 네 마음속에 있는 첫사랑이든, 모두 그냥 촉진제였어, 너랑 내 사이에는 원래 감정이 별로 없었어, 강제로 같이 있어봐야 아무 의미 없어, 그냥 서로를 내버려 두자. 넌 네 첫사랑 찾아가고 난 내 자유인생을 찾아가는 거야." 심지운은 그 말을 강수연이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하긴,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걸 견딜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있겠어. 심지운은 자신의 생각이 맞는 줄 알고 미간을 펴고 말했다. "내가 널 사랑하진 않지만, 우리 결혼할 때 사랑은 말고, 부위영화며 존귀한 지위며, 모두 줄 수 있다고 약속했잖아. 그동안 그렇게 살지 않았어?" 강수연은 어이가 없었고 정말 소귀에 경 읽기라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심지운이 사랑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한테 실망한 건, 와이프로서 받아야 할 존경과 보호를 받지 못해서였다. "마지막으로 한 번 말할게, 난 꼭 너랑 이혼할 거야." 더는 할 말이 없었는데 마침 음식이 올라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더는 그를 보지 않았다. 심지운도 짜증이 나서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아주 답답한 식사가 30분도 안 돼서 끝났다. 심지운이 계산하러 갔고, 강수연은 그를 기다리지 않고 식당을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그녀는 문어귀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윤호진과 그의 옆에 있는 민하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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