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서유진은 영세 그룹의 사모님이다. 그러니 그녀의 아들이라는 건 곧 영세 그룹의 후계자라는 뜻이 아닌가.
송연아는 입을 손으로 가렸다. 서강호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건 짐작했지만 그가 영세 그룹의 후계자일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영세 그룹이라니,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상위 10위 안에 드는 재벌 가문 아닌가.
“그런데 강호 씨는 왜 성이 서예요?”
“예전엔 성이 강, 이름이 호였어요. 내가 자주 아프니까 어머니가 점을 보셨는데 내 이름과 성이 사주랑 안 맞는다나 뭐라나. 그래서 어머니 성을 따르게 하셨어요.”
송연아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숙모가 ‘성실하고 착실한 청년’을 소개해 준다더니 영세 그룹의 후계자를 소개해 준 거였단 말인가.
그리고 숙모는 가끔 이현미를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 어르신 너무 짠순이야. 꼭 남의 걸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더라니까.”
“석류 맛있어요?”
“네?”
서강호는 그녀 손에 들린 석류를 가리켰다.
“나도 좀 줘요.”
송연아는 손에 든 석류를 내려다보며 조금 전 서강호가 경비 아저씨와 이야기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참 소탈한 사람이었다.
석류를 까서 빨갛고 큰 알맹이를 몇 개 떼어내 서강호 입에 넣어 주었다.
“음, 엄청 달아요. 연아 씨도 먹어봐요.”
송연아도 몇 알 먹어 보니 정말 달았다.
“연아 씨, 어떤 것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서강호가 갑자기 말했다.
“네? 뭐가요?”
송연아가 물었다.
서강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전에 말했잖아요. 연아 씨랑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요.”
송연아는 미소를 지었다. 이정호와 사귈 때는 항상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발 디딜 곳 없이 불안했지만 서강호와 함께 있는 지금은 마음이 편안했다. 앞으로의 삶도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녀가 꿈꾸던 인생이 바로 이런 거였다.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3시간의 드라이브 끝에 두 사람은 마을에 도착했다.
이현미는 3년 전 이곳으로 요양하러 이사했다. 그때 송연아는 병원에서 수습 기간이라 바빠서 오지 못했다. 주로 삼촌과 숙모가 운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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