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도우미? 설마 밥하고 청소하는 도우미를 말하는 거야? 시중을 들라고?’
온서우는 송연아가 그 제안을 무조건 승낙할 것이라고 생각한 듯 선심 쓰며 말했다.
어이가 없었던 송연아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 곧바로 돌아섰다.
“연아 씨, 그동안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을 생각해서 제안하는 거예요. 급여는 많이 챙겨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체면이 뭐가 중요한가요? 그러지 말고 진지하게 한번 고민해 봐요. 이 별장 한 달 월세만 해도 어마어마할 텐데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요.”
온서우는 쉴 새 없이 말했고 그 목소리가 역겨웠던 송연아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그녀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다.
다음날 송연아는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했다. 현재 모든 벽이 하얀색이었다. 일 층 거실을 제외하고 2층의 안방과 작은 거실은 연한 하늘색으로 칠하고 싶었다.
그녀는 라텍스 페인트를 섞은 뒤 2층 페인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상 몇 개를 보고 배우니 금방 적응했고 아주 능숙하게 잘했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건 무리였다. 마침 임지헌이 전화를 걸었고 송연아는 이때다 싶어 도움을 청했다.
임지헌은 혼자 오는 게 아니라 허기태도 데려왔고 열심히 일하는 두 사람을 보며 송연아는 엄지를 내들었다.
“연아 씨, 전셋집에 이렇게까지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임지헌이 페인트를 휘저으며 물었다.
“이왕 사는 김에 편하게 살아야죠.”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두 사람에 비해 페인트 경험이 있었던 허기태는 그들의 자세를 바로잡아주며 송연아가 칠한 곳을 세심하게 다듬어주었다.
“집주인은 뭔가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허기태의 말에 송연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하얀 벽과 회색의 바닥 타일, 그리고 텅 빈 집을 보면 뭔가가 떠오르지 않아요?”
“뭐가?”
임지헌이 물었다.
“영안실 같잖아요.”
“응?”
그 말에 주변을 훑어보던 임지헌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렇게 말하니까 비슷해 보이네.”
“이런 곳에서 지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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