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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내가 한 말의 의미를 곱씹는 듯했다. 잠시 후 회의실 안의 절반 정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두 손을 책상 위에 교차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좋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여러분들은 오늘 바로 인사팀에서 이번 달 월급을 받아가시면 됩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해고 통보를 받은 주주들은 즉시 반발했다. “말도 안 됩니다! 저희 모두 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인데 저희를 해고하면 로엘 그룹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이렇게 나오시면 안 되죠! 대표님 아버지께서 살아계셨을 때도 저희를 해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내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 “지금은 제가 로엘 그룹의 대표입니다. 뭐, 보안팀을 불러서 여러분을 내보내길 바라십니까?” “여러분들같이 쓸모없는 사람 없이도 저는 로엘 그룹을 더 나은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로엘 그룹에 진심으로 함께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필요 없다. 나중에 뒤통수를 맞기 전에 지금 정리하는 것이 낫다. 회의실은 잠시 동안 고요해졌다. 이내 나를 반대했던 주주들 중 일부가 다시 자리에 앉았고 소수의 주주들만이 회의실을 떠났다. 사람들의 무거운 표정을 보며 나는 굳은 신념으로 말했다. “신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년도 채 안 되어 로엘 그룹을 더 성장시키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회의실에서 나와 복도를 걷던 중 김아진을 마주쳤다. 그녀는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커피 한 잔을 내밀며 말했다. “로엘 그룹을 다시 되찾은 걸 축하해.”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미소 지었다. “고마워.” 그러자 김아진은 손에 들고 있던 계약서를 흔들며 말했다. “이제 네가 로엘 그룹의 대표니까... 우리랑 함께 협력할 생각 있어? 같이 이익을 나누자.” 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우리의 대화를 가로막았다. “온진 그룹의 전자 기술이 뛰어난 건 아니지 않나? 협력한다고 해서 로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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