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장
그렇게 나와 두 여자는 함께 옷가게에 들어섰다.
문 앞에 서 있던 직원은 우리를 보고 살짝 당황한 눈빛을 보였지만 직업 정신 때문인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괜찮습니다. 자주 오는 곳이라서 저희끼리 볼게요.”
손을 흔들며 박시아가 나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박시아는 옷걸이에 걸린 옷을 대충 훑어보다가 짙은 남색 정장을 하나 골라 내 몸에 대보았다.
“이 정장 너한테 잘 어울리겠는데? 한 번 입어볼래?”
하지만 내가 손을 내밀기도 전에 옆에 있던 김아진이 곧바로 다른 옷을 내 손에 쥐여주었다.
“도준이는 검정색이 더 잘 어울려.”
“아진이 말 듣지 말고 내가 고른 거 먼저 입어 봐.”
두 사람의 말에 머리가 지끈거려 나는 둘이 고른 옷을 모두 받아들었다.
“싸우지 마. 두 벌 다 입어볼게.”
내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박시아가 내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김아진, 나 도준이랑 몇 년을 같이 살았거든?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내가 더 잘 알아.”
그러자 김아진이 경멸한다는 눈빛으로 박시아를 흘겨보았다.
“그건 몇 년 전 얘기잖아. 지금이랑 같겠어?”
두 사람은 내 옆에서 끊임없이 말다툼을 이어갔고 나는 짜증이 밀려와 미간을 손으로 짚었다.
‘오늘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이현태 사건 이후로 박시아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 하지만 늦은 후회는 무가치한 법이다.
멀리서 직원이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을 보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말했다.
“이제 그만해. 너희가 골라줄 필요 없어. 내가 직접 고를게.”
그렇게 옷걸이에서 아무렇게나 두 벌을 골라 직원에게 건네고 나는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
“이 두 벌 포장해 주세요. 카드로 계산할게요.”
계산을 마치고 두 사람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후 나는 옷가게를 나섰다. 곧이어 두 여자가 나를 뒤따라왔다.
“어디 가는 거야?”
박시아가 당황해하며 물었다.
“회사에 가지.”
나는 간단히 대답하고 택시를 잡았다.
그러자 김아진이 빠르게 뒷좌석에 올라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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