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유강 그룹에서 쫓겨난 후 내 마음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도로변을 목적 없이 걸으며 나는 무언가 떠올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김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진아, 박시아 부모님의 교통사고에 대해 더 아는 거 있어?”
그녀는 잠시 침묵하며 생각하는 듯했고 이내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해. 나도 그 일에 대해선 잘 몰라.”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너희 집안에 물어봐 줄 수 있어? 나한테 너무 중요한 일이거든.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해.”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알겠어. 소식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
새로 이사한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박시아가 했던 말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버지는 생전에 항상 정직하고 친절한 분이셨다. 그가 유강 그룹에 해를 끼쳤을 리는 없다.
그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며 내 생각을 끊었다.
전화를 받자 김아진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우리 아버지한테 물어봤어. 유강 그룹 부부는 사고 전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대.”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성과가 박시아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로엘 그룹에서 발표됐다는 거야.”
이 소식을 듣자 핸드폰을 쥔 내 손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도대체 이 사건 뒤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김아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 후 전화를 끊고 나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지도 않고 곧장 물었다.
“어머니,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아버지가 유강 그룹의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었던 거 맞아요? 왜 그 연구 성과가 로엘 그룹에서 발표됐죠?”
내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머니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들아, 그 일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유강 그룹의 연구 성과는 시아네 부모님이 직접 네 아버지에게 넘긴 거야. 하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네 아버지도 나한테 따로 말해준 적이 없었어.”
그러면서 어머니는 무언가 깨달은 듯 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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