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연기 그만해. 배후를 감싸는 건 너에게 아무 이득도 없어.”
나는 그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어떤 실마리라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 남자는 이미 이런 상황이 익숙한 범죄자인 듯 표정엔 아무런 미동도 없이 침착했다.
“그쪽 망상증 있는 거 아니야? 내가 이미 말했잖아. 난 그저 돈이 필요했을 뿐이야. 배후라니? 난 그런 거 몰라.”
옆에 있던 여경은 약간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이도준 씨 가방에서 잃어버린 물건도 없으니 이건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하시는 게 좋겠네요. 아마 USB는 이도준 씨 본인의 실수로 잃어버렸을 수도 있잖아요.”
사실 강도가 USB를 노린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여경은 USB가 가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경찰이 이렇게 말할 줄 알고 있었던 듯 남자는 승리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지. 그쪽 가방에서 잃어버린 USB 내가 대신 배상해 줄게. 얼마면 돼? 값을 말해봐.”
그 남자의 무지에 나는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네가 배상할 수 있을 만한 금액이 아닐걸? 내가 USB에 담긴 데이터를 시장에 내놓으면 얼마의 값어치가 나가는지 알아? 네 전 재산을 다 끌어모아도 비교도 안 될 거야.”
하지만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하찮은 USB 하나에 얼마나 가치가 나간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건 장담할 수 없죠.”
김아진이 천천히 내 옆으로 와 앉더니 턱을 어루만지며 고민하는 척했다.
“게임의 핵심 데이터를 시장에 내놓으면 최소 수억 원은 나갈 거야. 거기에 우리 팀의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까지 합치면 그 USB는 최소 수십억 원은 할 걸.”
이 말을 듣자 남자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수십억 원? 이건 공갈이잖아!”
김아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게임 시장에 가서 아무에게나 물어봐. 내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김아진의 말이 끝나자 남자의 눈에는 두려움이 스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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