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주경민의 질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심자영은 주경민을 힐끗 보더니 얼굴의 웃음이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강도현한테 "밥 할게요."라고 하고는 바로 주방으로 갔다.
강도현은 그녀의 반응을 보자 궁금해서 주경민을 돌아보았는데, 얼굴을 잘 보고 나서는 의아해했다.
그는 주경민을 본 적이 있었다.
주씨 가문의 후계자가 왜 여기 나타났찌? 게다가 심자영이랑 아주 친한 것 같은데.
주경민은 불쾌한 눈빛으로 강도현을 바라보았다.
"당신 뭐야?"
"내가 왜 답해야 하는데?"
강도현은 콧방귀를 뀌고는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서는 자연스럽게 소매를 거두고 심자영을 도와주었다.
심자영은 이번에 거절하지 않았다.
주방에서 하하 호호하며 바삐 도는 두 사람을 보자 주경민은 처음으로 자신이 심자영의 세상에서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은 그의 가슴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그는 심지어 악렬한 생각까지 떠올랐다. 설마 자영이가 이 남자 때문에 해성시를 떠나 이곳까지 온 거야?
하지만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그가 심자영에 관한 일을 모두 알고 있었는데 한 번도 그녀의 주위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남자는 분명 심자영이 춘성에 와서 알게 된 남자였다.
하지만 주경민은 더 걱정되었다.
이제 고작 안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집에 드나들 정도로 친해진 거지?
심자영은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 어떻게 시름 놓고 성인 남자가 함부로 자신한테 가까이하게 하는 거지?
주경민은 주먹을 꽉 쥐고는 차오르는 분노를 누르며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영아, 얘기 좀 할까?"
심자영은 멈칫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내가 이미 정확히 말했잖아, 더 할 얘기 없어."
주경민은 주먹을 너무 꽉 쥐어서 으드득 소리가 났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강도현을 바라보았다.
"자영이랑 무슨 사이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사적으로 할 얘기가 있는데, 피해줄 수 없을까?"
"이미 거절했잖아, 못 들었어?"
강도현은 전혀 물러서지 않고 그와 맞섰다.
주경민은 낯빛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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