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자신의 앞을 막아선 성승윤과, 당장이라도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방지아를 보며 심자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아까 자신의 태도가 아주 확실했다고 생각했고, 그들이 달려들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 "감사해요, 하지만 됐어요." 심자영은 더 설명하지 않고는 바로 에돌아 떠나려고 했다. 성승윤이 따라 나가며 말했다. "제가 바래다줄게요, 밖이 추워요, 혹시..." "성 선생님, 정말 됐어요!" 심자영은 강경한 태도로 거절했다. 성승윤은 멈칫했다, 그는 심자영이 이렇게 엄숙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동시에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표정이 바로 안 좋아졌다. 어려서부터 성승윤은 아주 순조롭게 살았고 아무도 감히 그를 거역하면서 눈치를 주지 않았다. 그가 열심히 애를 쓰며 그녀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데, 그녀가 이렇게 주제를 모를 줄 몰랐다.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방지아는 심자영이 성승윤의 체면을 봐주지 않았고, 성승윤이 표정이 안 좋은 걸 보자, 기분이 좋았고 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멍청이"라고 욕했다. 성승윤은 어려서부터 떠 받들려 살았고 여자한테 이렇게 당한 적이 없었다. 심자영이 주제를 몰라서 언젠간 성승윤을 화나게 할 것 같았고 자신이 손 쓰지 않아도 심자영이 자신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먼저 갈게요." 심자영은 낯빛이 안 좋은 성승윤을 무시하고는 뒤돌아 떠났다. 성승윤은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표독하게 노려보았고, 눈빛에 분노가 이글거렸는데 평소의 부드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방지아가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고 불을 붙이며 말했다. "보다시피 해성시에서 와서 눈이 아주 머리꼭대기에 붙어있어, 널 성에 안 차 해. 신 선생님이랑 가까이 다니는 걸 보니, 분명 신 선생님 신분을 알고 있는 거야, 어쩌면 신 선생님을 노리는 걸 수도 있잖아?" 신태욱이 서른둘이긴 했지만 집안이 좋았고 훤칠하게 생겼고 다정하고 부드러웠기에 거의 모든 여자가 원하는 이상형이었다. 그한테 붙게 되면 남은 인생이 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