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메시지를 보낸 지 한참이 지나서야 답장이 왔다.
단 한 마디였다.
[잠시 돌아가지 않을 테니 내 연락 기다려.]
주경민의 답장을 보고 추영준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었지만 동시에 걱정이 들었다.
혹시 대표님이 아가씨를 데려오는 일이 순조롭지 않아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아가씨가 대표님을 따라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 건 아닐까?
추영준의 머릿속에 잠시 이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금방 그 생각을 떨쳐냈다.
심자영은 주경민이 직접 키운 사람이다.
그녀 또한 주경민을 아끼며 어릴 때부터 가장 잘 붙어 다녔었다.
주경민이 직접 데리러 갔는데 심자영이 그걸 거부할 리가 없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거야.
그래, 분명 그럴 거야.
주경민에게 답장을 보낸 추영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잡생각을 떨쳐내며 빠르게 업무에 몰두했다.
한편, 주씨 가문의 식탁 분위기가 팽팽하게 조여들고 있었다.
어르신은 중앙 자리에 앉고 추영자는 그녀의 오른쪽에 앉은 반면 장미숙과 강유리는 한쪽에 서 있었다.
모녀는 속으로 불만과 증오가 솟구쳤지만 표정으로는 조금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어르신은 이대로 넘어갈 생각이 없는 듯 눈길을 슬쩍 던지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집에 여우 두 마리가 보이니 참으로 불쾌하군.”
장미숙과 강유리는 동시에 얼굴색이 변했지만 손바닥을 손톱으로 꾹 누르며 겨우 참았다.
어르신은 모녀의 안 좋은 표정을 무시한 채 추영자를 향해 마치 소소한 수다를 떨듯 말을 이어갔지만 그 말속에는 빈정대는 냄새가 가득했다.
“영자야, 네가 너무 마음이 약하니까 자꾸 당하기만 하는 거야. 집안 돌아가는 것 좀 봐. 어떤 이들은 체면도 없이 아직도 이 집안에 붙어있군. 감히 나와 한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으려고 하다니. 주제 파악이 좀처럼 안 된단 말이야. 돈 한 푼 안 내고 주씨 가문 메이드들에게 시중들게 하다니, 교활한 여우들이 자기가 정말 주인인 줄 알아. 늙은 것도 그렇고 어린 것도 똑같아. 여우 누린내가 이 가문을 썩게 만들어. 내 손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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