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강시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날카로운 인상이 분노로 물들었다. “유지민, 그건 단순한 실수였어. 내가 다시 되찾아줄게.” 유지민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강시현의 애정 표현은 항상 일방적이었다. 유지민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필요 없어요. 난 괜찮으니까 더 이상 볼일 없으면 나가주세요.” “너는 강인혁이 아무 목적도 없다고 생각해?” 강시현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물었다. “유지민, 네가 나보다 강인혁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해? 조심해. 강인혁과는 거리를 두는 게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 강시현은 강인혁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웃어른으로서의 위엄을 내세우며 얘기했다. “강인혁, 경고하는데 유지민한테서 떨어져.” 강인혁은 피식 웃으며 태연하게 되물었다. “강 대표님, 제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죠? 강인혁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제가 겪어보고 알아가면 돼요. 저도 눈과 귀가 있어요. 하지만 강 대표님이 이렇게 쪼잔한 사람인 줄은 이제야 알았네요.” 유지민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시현의 신경을 거세게 건드렸다. 강인혁은 굳은 표정으로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반면 강인혁의 눈빛은 재미있다는 듯 반짝였다. 유지민이 강인혁을 감싸주고 있었다. 그에 만족한 강인혁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강시현은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인혁을 쏘아보았다. “강인혁, 내 경고를 무시하겠다는 거야?” 강인혁은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로 강시현을 더욱 도발했다. “작은아버지, 설마 제 아내를 가로채기라도 하시려는 건가요?” 강인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가족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요? 한 여자를 두고 나랑 이렇게 싸운다는 걸 알게 되면... 과연 집안에서 강 대표님께 계속 회사를 맡길까요?” 강시현이 지금 이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암시이자 명백한 도발이었다. “강인혁!” 결국, 강시현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앞으로 다가간 강시현이 강인혁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