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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장

경연의 말을 듣고 소만리의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졌다. 그녀가 생각하는 두 사람은 엄마 아빠였다. “옷 좀 갈아입고 와.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경연의 표정은 진지했고 결코 소만리에게 농담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경연이 방을 나서자 소만리는 재빨리 문을 닫고 아무렇게나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경연이 이곳으로 그녀를 데려온 후로 소만리는 방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야 이 큰 집의 인테리어를 살피게 되었다. 집은 아주 우아하고 독특하게 꾸며져 있었다. 리조트라고는 하지만 이런 값진 인테리어와 장식을 할 수 있는 리조트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소만리에게 더 의아하게 느껴지는 점은 양이응이 그날 이후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만리는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경연에게 물어볼 순 없었다. 경연도 옷을 갈아입었고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말쑥하게 매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소만리는 그녀를 따라 마당으로 갔다. Y국의 날씨는 지금 경도의 가을 같다. 햇빛이 몸에 떨어져도 전혀 따뜻하지 않았고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도 차가웠다. 경연은 여전히 신사적이고 자상하게 소만리에게 차 문을 열어준 후 그녀의 뒤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 소만리는 경연이 이미 지명수배자 신분이고 경찰과 IBCI에서 쫓고 있는 데도 Y 국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사람한테 도대체 그녀가 모르는 비밀이 뭘까? 경연은 마치 소만리의 눈 속에서 그를 향한 의혹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 옅은 미소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당신 일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 난 그저 집에 가서 가족들과 평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뿐이야.” 소만리는 다시 한번 속내를 밝혔다. 경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분명 좀 언짢은 것 같았다. “내가 바로 당신의 가족이고 우리의 부부관계는 어디까지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내가 말했을 텐데.” 경연의 대답에 소만리는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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