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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일부러 이러는 거 맞지?

순간 부장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회의실 분위기도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고 다른 부장들은 행여나 불똥이 튈까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 아니 분명 방금 전까지 실적이 좋지 않은 부장을 위로까지 해주는 등 기분이 좋아보이더니 갑자기 왜 저러시나 의아할 따름이었다. 감정기복이 거의 사춘기 소년 수준이었다. 박수혁의 곁에 서 있던 이한석은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 스스로 무덤을 판 부장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냥 운명이라 생각하세요... 박수혁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부장을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 “퇴근 전까지 정확한 보고서로 올리도록 해요. 1분이라도 늦으면 회사 그만두는 걸로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박수혁은 바로 회의실을 나섰다. 박수혁이 책상에 던진 휴대폰을 챙긴 이한석이 쪼르르 그 뒤를 따랐다. “대표님...” 이한석이 건넨 휴대폰을 받은 박수혁이 이한석을 노려보았다. “내가 은정이 지켜보라고 했을 텐데? 왜 전동하 대표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건 모르는 거지?” 박수혁의 말에 이한석이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소은정 대표님이 주최하신 회의는 대구에서 열렸습니다. 박 대표님도 초대했는데 딱히 중요한 회의가 아니라 참석하지 않겠다고 대표님께서 말씀하셨고요. 전 대표님도 일정대로라면 3일 뒤에 돌아오셔야 하는데 왜 그쪽으로 가셨는지...” 전동하가 미리 돌아올 줄은 몰랐던 이한석이었다. 월가를 뒤집어 놓을 만큼 큰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오랫 동안 신비주의를 유지했던 전동하였다. 평소에도 굉장히 은밀하게 움직이다 보니 스케줄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가던 박수혁이 물었다. “회의는 언제쯤 끝날 예정이지?” “회의 일정은 오후라 소은정 대표님은 아마 저녁쯤에 돌아올 것 같습니다...” 박수혁은 이한석의 불확실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박수혁의 언짢은 표정에 이한석이 한 마디 덧붙였다. “어차피 지금 가셔도 회의 일정은 못 맞추실 겁니다.” 게다가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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