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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이런 행운이

소은정은 그녀를 노린 사람들인 줄 알고 바로 경계태세를 갖추었지만 다행히 모두 그녀를 스쳐지나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아, 아니었네. 다행이다. 또 한참을 걸은 소은정은 한 쇼핑몰의 전시 구역에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피아노 앞에 앉아본 지도 꽤 된 것 같네. 소은정은 마치 뭐에 홀린 듯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소은정의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움직이고 산뜻한 분위기의 <기쿠지로의 여름>이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는 가벼운 그녀의 마음과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이때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았지만 소은정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눈을 감은 채 연주에 심취했다. 다음 순간, 남자의 기다란 손가락 또한 건반 위를 움직이며 소은정의 연주와 어우러지고 그제야 소은정은 고개를 돌렸다. 전동하의 완벽한 옆선이 소은정의 시야로 들어오고 역시 소은정의 시선을 느낀 전동하는 그녀를 향해 싱긋 미소 지었다. 처음 해보는 합주임에도 두 사람의 음악은 마치 수천, 수만 번 호흡을 맞춰본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음악에 대한, 피아노에 대한 전동하의 진심을 느낀 소은정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 따스한 해살이 내리쬐는 여름날, 푸르른 들판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의 곡 속에서 소은정은 그녀의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들을 하나, 둘씩 떠올렸다. 마지막 음표와 함께 곡이 끝나고 소은정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순수하게 즐거웠던 때가 언제였더라? 마치 전생의 기억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박수혁을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막장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박수혁, 정말 지긋지긋한 남자야. 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전동하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뚜렷한 골격감이 아니었다면 여자 손이라고 해도 믿길 정도로 희고 긴 손가락, 피아노에 가장 어울리는 손이었다. “부족한 실력이라 부끄럽네요.” 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요.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시던데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웠어요.” 말은 그렇게 해도 사전 연습 한 번 없이 이렇게 완벽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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