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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대신 버려줄게.

”손 놔.” 소은정의 목소리에는 경고의 뜻이 들렸다. 박수혁은 전처럼 바로 손을 놓지 않고 더 꽉 껴안았다 그의 목소리는 전과 달리 차가웠다. “누구랑 밥 먹었어? 응?” 그는 마음이 아팠다. 진짜로 잃을 가봐 두려웠다. 소은정이 눈썹을 찌푸리자 박수혁이 그녀의 몸을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평일의 두 사람이 유지한 안전거리를 넘어 가까이 붙어있다. 소은정은 차가운 시선으로 평소와 다른 박수혁의 모습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속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문제에 답했다. “너랑 상관없어. 더 얘기할 거 없지 않아?” 박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씁쓸했다. 그는 누구인지 뻔히 알지만 그녀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싶었다. “물건은?”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 “무슨 물건?” “나 놀리는 거지!” 박수혁은 웃었다. 그는 그녀가 빨리 식사 자리에서 나올 수 있게 핑계를 찾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 시간 뒤에 도착했다. 그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이르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아무 usb를 소은정의 가방에 넣었다. 소은정은 물건을 챙기고 그를 밀치고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는 벽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유유히 바라봤다. 두 사람은 10초 동안 지기 싫어 버티고 있었다. 소은정은 갑자기 깨달았다. 이게 바로 박수혁의 진짜 모습이다. 전에 타협은 그저 그의 방식 중에 하나일 뿐이다. 박수혁은 무심코 소은정이 소중히 쥐고 있던 선물박스를 봤다. 이유는 모르지만 가슴이 바늘에 찔린 듯 쑤셨다. 그는 주저 없이 선물 박스를 뺏어와 열었다. 금으로 만들어진 국화꽃이 예쁘게 열려 있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누가 준 것인지 알 수 있다. 소은정은 그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어 선물을 뺏어오려고 했다. 박수혁은 콧방귀를 뀌고 선물을 힘껏 던졌다. 노린 건 아니지만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어떤 선물은 남기면 안 돼. 내가 대신 버려주고 더 좋은 걸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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