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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내가 광고주라

옆에 서 있던 직원이 여배우들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뒷담화의 세계에 빠진 그녀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떠들고 있었다. 결국 소은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서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들을 바라보았다. “전 오늘 시상식 투자자 자격으로 참석한 겁니다. 제 좌석에 불만이 있다면 스태프들한테 말씀하세요.” 담담한 말투였지만 단호했다. 이 사실이 도준호한테 알려진다면 별 인기도 없는 신인 여배우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제야 소은정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한 여배우들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 화려한 조명이 두 여배우의 얼굴을 더 창백하게 비추어 주었다. 두 사람은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소... 소은정 대표님이시군요. 고개를 숙이고 계셔서 못 알아봤습니다. 죄송합니다.” 바로 태도를 바꾸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은정은 대충 눈을 흘긴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사실 이깟 센터는 결국 명분일 뿐, 괜히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았던 소은정은 기회를 엿보아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려 했지만 두 배우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괜한 오기가 생겼다. 소은정의 굳은 표정에 두 여배우는 더 가까이 다가가 사과를 건네려 했지만 바로 누군가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 “이제 곧 행사가 시작됩니다. 자리에 착석해 주세요.” 이한석이 젠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 순간, 소은정의 오른쪽 좌석에 누군가 착석했다. 익숙한 은은한 향기가 소은정의 코끝을 자극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박수혁과 눈이 마주치고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짜증스러운 말투에 박수혁은 마음이 씁쓸해졌지만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나도 투자자 중 한 명이니까.” 목소리만으로도 뭇 여성들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중저음이었지만 소은정은 이 모든 게 가식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소은정이 고개를 홱 돌린 그때, 유준열이 그녀의 왼쪽 좌석에 앉았다. 소은정과 유준열의 투샷을 잡기 위해 도준호가 특별히 안배한 좌석이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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