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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뻔뻔한

박수혁의 칭찬이 진심이든 아니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이쁘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거든? 하지만 그녀를 짜증 나게 만드는 건 주위 사람들더러 들으라는 듯 일부러 목소리를 높인 박수혁이 아닌 그 말에 순간 가슴이 떨린 그녀, 사탕 발린 말에 넘어갈 뻔한 그녀 자신이었다. 생각지 못한 말에 소은정은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곧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 여우 같은 남자를 봤나. 그딴 말에 내가 넘어갈 줄 알아? 휴, 정신 차리자. 소은정. 별 수확 없이 끝난 두 사람의 대화에 사람들은 다시 자연스레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시상식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오늘 유준열은 신인상 수상자, 그리고 소은정은 그의 시상자로 낙점되었다. 무대 화면에 신인상 후보들의 사진이 뜨기 시작하자 소은정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물론, 유준열은 자신이 상을 받게 된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베테랑 MC의 유창한 진행이 이어지고 수많은 조명들이 각 배우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비추었다. 긴장된 분위기가 고조로 오른 순간, MC가 수상자를 발표했다. “신인 연기자상, 유준열, 반시연 씨, 축하드립니다!” 시상을 위해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리고 유준열은 깜짝 놀란 표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편, 백스테이지, 옷매무새를 정리한 소은정이 시상을 위해 무대로 나가려던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그녀가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녀가 고개를 돌린 순간, 박수혁의 완벽한 옆라인이 소은정의 시야에 들어왔다. 또 무슨 꿍꿍이야? 소은정을 제외한 다른 시상자는 드라마국 국장, 이런 큰 행사에서 갑자기 시상자를 바꾼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드라마국 국장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박수혁을 향해 온화하게 웃고 있었다. 박수혁과 이렇게 가깝게 있다는 사실 자체가 소은정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향수 냄새에 두근대는 심장이 설렘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소은정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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