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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4화 잡생각

한유라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동하 씨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설마 처음부터?” ‘설마 우리가 대화한 내용을 다 들은 건가?’ 소은정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방금 들어왔어.” 한유라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물었다. “넌 몸은 좀 어때? 배 속의 아기가 말썽부리지 않아?” 아기 얘기가 나오자 소은정은 웃으며 배를 쓰다듬었다. “아직 아무 반응 없어. 출근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어!” 한유라는 소은정과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급급히 전화를 끊었다. 소은정이 아직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사이, 전동하는 냉큼 다가가서 핸드폰을 빼앗았다. “심 대표가 돌아왔겠죠. 유라 씨 아마 다시 전화 안 올 거예요.” 소은정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유라 이 나쁜 녀석, 사랑을 만났다고 친구를 소홀히 하다니!’ 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복죽 다 끓었는데 가져올까요?” 소은정이 군침을 삼키며 말했다. “아니요.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요. 이 시간에 먹으면 살 쪄요.” 전동하도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녀가 서류를 검토하는 사이, 그는 조용히 주방으로 가서 전복죽을 가져왔다. “따뜻할 때 맛만 봐요. 이거 한 숟가락 먹는다고 살 안 쪄요.” 요즘 소은정의 식단은 전문 영양사가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전동하는 저녁 때는 꼭 자신이 직접 요리를 했고 그들의 집에는 기숙하는 가정부를 두지 않았다. 전동하가 바빠서 야근이 잦을 때를 제외하고 가정부는 이 집에서 밤을 새우지 않았다. 반면 소은정은 이런 사소한 것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전동하와 소찬식, 그리고 오빠들의 극진한 보살핌이 있었기에 전혀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다. 처음에 그녀는 임신해서 전동하가 이렇게 자상하게 자신을 대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임신 전에도 그녀를 실망시킨 적은 없지만 임신한 뒤로 감수성이 풍부해져서 그런지 잡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점차 그런 생각은 자취를 감추었다. 어느 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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