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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3화 자랑거리

심지어 그가 먼저 한유라를 안은 것도 아니고 입 싼 비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심강열은 속으로 이 비서에게 쌍욕을 퍼부었다. 하시율은 무미건조한 웃음을 지었고 딱 봐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냥 해본 말이야. 앞으로 주의 좀 하라고.” 그녀는 헛기침을 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그만 돌아가. 유라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말고.” 심강열은 엄마를 거리에 두고 떠날 수 없었기에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하지만 하시율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 그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포르쉐 차량이 달려오더니 뒤에 멈춰섰다. 하시율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운전기사 도착했으니 이만 가봐.” 심강열은 어쩔 수 없이 엄마가 차에 올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차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오늘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집에 도착한 그는 차를 주차하고 인사부에 문자를 보냈다. 그날 저녁, 이 비서는 지원팀으로 전근 명령을 받았다. 한편, 먼저 집으로 돌아온 한유라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다. 모든 게 결혼하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반신욕을 하며 소은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은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언제는 아침에 전화하더니 오늘은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한유라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나 기획실장으로 승진했어! 앞으로 바빠서 전화도 못 할 거야!” 수화기 너머로 소은정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이렇게 갑자기? 언제 승진했어?” 사실 자랑하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 기쁜 소식을 혼자만 알고 있으려니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가장 친한 소은정에게 연락했던 것이다. “오늘. 지금 보니까 강열 씨 사람이 참 괜찮고 믿음직한 것 같아.” 한유라는 신이 나서 오늘 있었던 일을 소은정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소은정도 심강열이 책임감 있고 자상한 사람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생각보다 더 파격적인 행보에 조금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심강열 씨 고지식한 사람인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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