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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7화 훨씬 더 잔인한 사람이니까

흠칫하던 소은정이 낮은 목소리로 수화기 저편의 누군가와 뭔가를 말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종종걸음으로 다가온 그녀가 물었다. “나 때문에 깬 거예요? 나름 조용하게 통화한다고 한 건데...” “아니요. 음식 냄새가 너무 좋아서 깬 거예요.” 식탁을 힐끗 바라보던 전동하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계란프라이라 하나만 내와도 태우지만 않으면 맛있게 먹어줄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풍성한 식사에 놀라움을 넘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정말...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힘들었을 그를 위해 요리를 했을 소은정의 정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며 피곤함이 눈 녹 듯 사라졌다. 전동하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걸어가던 그녀가 국을 퍼주었다. “얼른 맛이나 봐요.” 숟가락으로 국물 맛을 보던 전동하가 괜히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있더니 곧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척 내밀었다. “진짜 맛있는데요?” “당연하죠. 누가 한 건데.” “그런데 아까 누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요? 되게 신나 보이던데.” “아, 하늘이랑요. 며칠 전에 내가 말했잖아요. 촬영장 놀러갔다가 하늘이 뒷담화 하는 여배우들이랑 마주쳤다고. 그날 주동자는 이미 연예계에서 은퇴했고 그 얘기에 맞장구를 쳤던 배우들도 전부 교체됐대요.” 그녀의 말을 듣던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 씨... 평소에는 말수도 적고 차분해 보이더니 가차없네... 오히려 은정 씨보다 더 잔인한 면이 있어. 하긴... 자수성가로 사업체를 그렇게 키웠다고 했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은정 씨랑은 품고 있는 독기 자체가 다를 거야. “어떻게 처리한 건데요?” “뭐 작품을 하지 못하게 막은 거죠. 하루에도 신인들이 물 밀 듯이 쏟아지는 게 요즘 연예계에요. 사람들 시선에서 사라지면 잊혀지는 건 시간 문제죠.” 대충 고개를 끄덕인 전동하는 본격적으로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곧 그릇을 거의 다 비웠다. 혼자 먹는 사람 머쓱할까 봐 소은정도 몇 술 뜨긴 했지만 전동하가 먹는 모습만 봐도 왠지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전동하는 그릇들을 세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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