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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4장

카드에 적혀 있는 내용은 매우 간결하게 그들에게 두 가지 상황을 말해 주었다. 경연은 죽었다. 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이 경연의 유골이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경연이 어떻게 죽을 수가 있어! 이게 어떻게 우리 아들의 유골일 수가 있냐구!” 경연의 엄마는 얼굴이 도화지처럼 하얗게 질려 버렸다. “아니야! 아니야! 도대체 이걸 누가 가져온 거야! 왜 이런 장난을 쳐!” 경연의 엄마는 감정이 격앙되어 가정부에게 물었다.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가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도련님이 죽어? 이 상자 안에 있는 것이 도련님의 유골이라고?! 경연의 아버지는 카드를 들고 넋을 잃은 채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는 그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거의 보름 가까이 경연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경연이 정말로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소만리는 경 씨 집을 달려 나온 뒤 홀로 먼 길을 돌아다니며 걸었다. 하늘이 언제 이렇게 어두워졌는지 언제 이렇게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모든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 뿐이었다. 소만리는 하염없이 걷다가 스카프가 떨어지려고 해서 손을 뻗어 스카프를 잡았다. 지금 누가 자신의 얼굴을 본다면 분명 놀랄 것이다. 이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설 용기도 없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지금처럼 이런 흉측한 얼굴을 보인다면 분명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녀의 머릿속은 아까 길가에서 본 기모진의 모습들로 가득 차올랐다. 기모진은 자신을 사칭한 그 여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을 하러 가고 있었다. 또다시 날카로운 칼날이 가슴을 파고드는 듯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약지의 결혼반지를 살며시 만지작거렸고 마음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모진, 그동안 매일 그 여자랑 같이 있었어? 매일 밤 그녀를 안고 잠이 든 거야? 소만리의 머릿속에 쓸데없는 생각들이 어지러이 맴돌았다. 그녀는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횡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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