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3장
기모진과 재회하는 행복한 장면을 그토록 상상해 왔건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와 그녀를 사칭한 여자가 이제 막 하교하는 자신의 두 아이를 데리고 행복한 나들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소만리의 심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듯 시린 바람이 아픈 상처를 사정없이 할퀴었다.
기모진과 그 여자가 각각 기란군과 기여온을 데리고 길을 건너려고 하자 소만리는 손을 번쩍 들어 차창을 내렸다.
“모진.”
그녀는 참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살며시 불렀다.
그러나 그녀의 입 밖으로 나온 목소리가 담배 연기가 가득 낀 것 같은 쉰 목소리일 줄이야.
그녀는 스스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기모진은 무슨 소리를 감지한 듯 소만리가 있는 쪽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 순간 소만리는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서둘러 차창을 닫았다.
차창 너머로 소만리는 얼굴에 타는 듯한 화끈거림을 느꼈다.
그녀는 어렴풋이 자신을 향해 있는 시선을 느꼈지만 차마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마침 녹색 신호등으로 바뀌어서 소만리는 곁눈으로 기모진의 꼿꼿한 몸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언뜻 보았다.
한순간 몸 안에 가시가 박힌 듯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소만리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 남자의 말이 맞았다. 슬퍼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짓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만 이 세상에서 그녀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소만리는 택시를 타고 곧장 경연의 본가이자 경연의 부모님이 사는 집 현관 앞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린 후 그녀는 굳게 닫힌 대문을 보았다.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살갗을 건드리며 차가운 기운을 전해주었다.
가슴이 사무치게 쓰려왔다.
그녀는 유골함을 안고 문 앞으로 가서 초인종을 눌렀다.
한참이 지나서야 가정부가 나와 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가정부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소만리를 훑어보았다.
온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스카프를 두르고 있어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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