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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1장

소만리는 갑자기 내려앉은 계단 아래로 뛰어갔다. 전화를 받고 있던 모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소만리의 고함을 듣고 안색이 달라지며 쏜살같이 뛰어들었다. 소만리는 길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기모진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다.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남자를 보니 그녀의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져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것 같았다. “모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소만리가 기모진의 곁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그의 얼굴을 들어 품에 안았다. “모진, 일어나 봐, 모진! 이러지 마! 나 놀래키지 마!” 소만리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고 두 손은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녀는 기모진의 얼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의 잘생긴 눈을 어루만지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진, 나 놀래키지 마, 제발. 제발 이러지 마. 당신을 잃는다면 난 정말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어.” “모진, 그동안 나 정말 힘들었어. 이제 남은 인생 당신이 날 지켜주고 보호해 줘야지. 당신이 없는 세상을 혼자 살아가게 하지 마. 알았지? 제발, 모진!” 소만리는 머리를 숙이고 이마를 기모진의 이마에 바짝 붙였다. “모진.” “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모현은 바닥에 누워 정신을 잃은 기모진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들어 머리 위에 구멍이 뻥 뚫린 계단을 보며 순간 사건의 경위를 깨달았다. “소만리, 빨리 모진을 병원으로 데려가!” 소만리는 기모진의 머리를 받쳐 들고 눈물로 얼룩진 눈을 치켜떴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기모진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정말이지 다시는 이런 비통한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았다. 소만리는 기모진을 안고 멍하니 얼어붙어 있었다. 어디를 다쳤는지 알 길은 없었고 그저 이렇게 그의 몸에 흐르는 온기를 느껴야 그녀가 안심이 되었다. 구급차가 곧 도착해서 기모진을 들것에 실어갔다. 소만리도 모현도 구급차를 따라갔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하고 난 후 모현은 뭔가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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