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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장

의사의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소만리는 명치끝에 얹힌 큰 바위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모진은 괜찮은데 사화정이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소만리, 네가 우선 모진을 돌보고 있어. 난 엄마를 찾아보마.” 모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돌아섰다. 황급히 떠나는 모현의 뒷모습을 보며 소만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소만리가 기모진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화정은 모현에게 있어 평생 사랑한 여인 그 자체였다. 그런 사람에게 일이 생겼으니 그의 마음속 초조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기모진은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소만리는 그의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다. 햇빛이 그의 아름답고 강직한 얼굴에 쏟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소만리는 그의 눈매를 살며시 어루만졌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고 손깍지를 한 다음 눈을 내리깔고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부부 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하지 마.” 갑자기 그녀의 귓가에 은은하고 낮은 목소리가 미끄러져 들어왔다. 소만리가 눈을 번쩍 들고 촉촉하게 젖은 아름다운 눈동자를 애틋한 미소를 머금은 기모진의 눈동자에 맞추었다. “모진! 깨어났어!” 소만리가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응.” 기모진은 손을 들어 소만리의 뺨을 어루만졌다. “당신만 괜찮으면 돼.” 소만리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코끝이 찡해졌다. “모진, 당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정말 걱정했어.” “겁내지 마. 앞으로 남은 인생 당신 잘 보필하며 살기로 약속했잖아. 나 그냥 하는 말 아니야.” 소만리는 눈물을 머금고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숙여 기모진의 입술에 그녀의 입을 맞추었다. 기모진은 싱글벙글 웃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말했다. “장모님은? 내가 막 계단으로 올라가서 장모님을 찾으려고 했는데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판자가 부러졌어. 장모님이 위층으로 올라가시지는 않은 것 같아.” 그 말이 끝나자 기모진은 소만리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지는 것을 보았다. “엄마가 사라졌어.” “사라져?” 기모진이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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