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0장
사화정은 그곳에서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찾았는지 손에 들고 감격에 겨워 바라보고 있었다.
“찾았다! 여보! 이리 와 봐. 소만리!”
사화정은 모현을 돌아보며 검게 그을린 가족사진 한 장을 펄럭이며 들어 올렸다.
모현은 빠른 걸음으로 사화정의 곁으로 다가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사화정을 일으켜 세웠다.
“여보, 얼른 일어나.”
“여보, 이거 봐. 우리 딸 소만리야.”
사화정은 사진 속에 거의 흐릿하게 보이는 인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소만리가 여기 있었어.”
소만리는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사화정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사화정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엄마, 소만리 여기 있잖아.”
사화정은 알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소만리의 말을 듣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어? 이 소만리 우리 딸 소만리랑 많이 닮았네.”
“...”
사화정은 진지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 말은 소만리의 심장을 사정없이 아프게 찔렀다.
그녀가 바로 사화정이 그렇게도 그리던 바로 그 소중한 딸이건만 사화정은 그녀를 다른 사람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여보, 그렇지 않아? 정말 우리 딸 소만리랑 많이 닮았지?”
사화정은 소만리를 가리켰다. 아름다운 사화정의 큰 눈에 천진난만한 놀라움이 가득했다.
모현은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그러네. 정말 많이 닮았어. 여보, 이 소만리를 우리 딸 소만리라고 생각하면 돼.”
“어떻게 그래?”
사화정은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부정했다.
“우리한테는 하나뿐인 소중한 우리 딸 소만리가 있는데. 더구나 이 소만리한테도 부모가 있을 거 아냐? 그렇지?”
사화정은 말을 마친 뒤 진지하게 소만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말없이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오늘 여기 온 목적은 잃어버린 사화정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다.
소만리의 상실과 슬픔을 지켜보던 기모진은 그녀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며 위로했다.
“소만리 그리고 자네, 지금 봤지? 이제 어떡하면 좋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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