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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5장

기모진의 시선을 따라 강연도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그 얼굴을 보자 강연은 문득 기모진이 전에 술집 입구에서 자신을 가로막아 섰던 그날 밤을 떠올렸다. 그날 밤 강연은 기모진이 자기에게 복수하러 쳐들어온 줄 알고 두려워서 허둥지둥 떠나려 했지만 기모진은 오히려 그녀를 가로막고 담배를 달라고 물었었다. 게다가 담배를 주는 조건으로 호텔 방을 잡으라는 강연의 요구도 들어주었다. 그날 밤 그녀는 너무나 기뻤다. 왜냐하면 자신이 꿈에 그리던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다음 날 방을 나갈 때 그녀가 문을 열자마자 용모가 다소 볼품없는 건달 같은 남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시 강연은 기분이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것쯤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때 변변찮은 용모의 그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강연, 이제 알아봤어? 이 사람이 당신을 임신시킨 남자야.” “...” 기모진의 말을 듣고 밉살스럽고 추하게 생긴 이 남자를 본 강연은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말도 안 돼! 내가 어떻게 이런 못생기고 역겨운 남자와 아이를 가질 수 있어!” 그녀는 고함을 지르며 못생긴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 남자는 무식한 건달이었고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지만 강연이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만은 똑똑히 알아들었다. 그는 시큰둥한 태도로 강연에게 침을 뱉으며 말했다. “내가 역겹다고? 난 아직도 네가 역겨워. 이 잘생긴 남자가 돈을 제대로 쳐주지 않았더라면 난 너 같은 여자는 건드리지도 않았을 거야. 몸은 무슨 장작개비마냥 말라가지고 빨래판에 비벼대는 것 같았다구.” “너, 너 뭐라구! ” 강연은 피를 토할 정도로 화가 나서 발을 들어 그 남자를 걷어차려고 했다. 남자는 강연의 발차기를 피한 후 기모진이 그에게 준 잔금을 세어보고 만족스럽게 훌쩍 떠났다. 강연은 화가 나서 뒤쫓아가려 했지만 갑자기 배가 심하게 아파오고 몸 아래에서는 점점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통스러워하며 배를 움켜쥐었고 얼굴빛도 점차 하얗게 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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