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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화

여름은 벨레스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김상혁에게 톡을 보냈다. -도착했어요. 바로 답이 왔다. -잘됐네. 얼른 쉬어. 하준. 보아하니 하준이 상혁에게서 핸드폰을 빼앗아 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여름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머릿속에는 온통 하준의 그 뻔뻔한 모습이 반복해서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같은 시간 양유진은 추성호에게서 전화를 받고 화가 나서 휴대 전화를 집어 던질 지경이었다. 추성호는 통화가 되자 대뜸 욕지거리부터 내뱉었다. “이게 무슨 거지 같은 계획입니까? 최하준을 죽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리어 최하준이 맹지연을 구하게 만들었잖습니까? 이제 최하준이 아주 맹 의원네 생명의 은인이 되어 버렸다고. 오늘 맹 의원 부부가 계속 최하준을 잡고 고맙다고 난리였던 모양이던데.” 양유진은 어금니를 악물었다. “엘리베이터가 20층에서 떨어지는데 최하준이 살아서 맹지연까지 데리고 기어 나올 줄 알았겠습니까? 그게 어디 사람입니까?” “어쨌든 내가 당신의 충동질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최하준에게만 사고가 났다면 모를까, 맹지연까지 엮여 버렸으니 이제 송 의원과 맹 의원이 다들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나섰소. 이게 나에게까지 닿아버리면 어쩔 거야?” 있는 대로 성질을 부리더니 추성호가 전화를 끊었다. 어둠 속에서 양유진은 음험한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갑자기 웃었다. 최하준을 죽이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었다. 그러나 만약 추성호를 엮어 넣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어쨌거나 죽을 때까지 추신의 개로 살아갈 수만은 없지 않은가? ****** 한편 추성호는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추동현을 찾아갔다. 추동현은 말을 듣더니 바로 욕을 퍼부었다. “이 멍청한 놈! 대체 누가 송 의원 집 파티에서 그따위 짓을 하라고 했어!” 추동현도 안타까움에 고개를 저었다. “넌 정말이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나는 정계 인사들과 어떻게든 엮이려고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는데 넌 뒤에서 사고나 치고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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