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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와 식탁으로 걸어갔다. 목정침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밥 먹는 것까지 사람 시켜서 고히 모셔와야 하나봐? 내가 너한테 규칙에 대해서 가르친 적이 없었나?” 그녀는 식탁에 앉아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먹기 시작했다. 배는 벌써부터 고팠다. 그가 진함을 앞에 두고는 자신에게 어떤 짓도 하지 않을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목정침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미지이니까. 냉랭한 표정이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한계치였다. 더 심한 짓은 그도 하지 못할 것이다. 온연을 쳐다보는 진함의 눈빛이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았다. “정침씨, 연이 다 당신이 돌봐준 덕분이에요. 엄마 된다는 사람이… 너무 부끄럽고 감격스럽네요.” 강연연은 그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목정침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선수를 쳐 입을 열었다. “정침 오빠 정말 대단하다. 원수의 딸도 옆에서 거두어 키우고. 그것도 십 년 동안이나.” 진함의 얼굴이 갑자기 냉랭해졌다. 하지만 화를 내기에는 또 애매했다. “입 다물어.” 강연연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맞잖아요? 엄마, 언니는 참 운이 좋아요.” 반찬을 집던 온연의 손이 갑자기 얼어버렸다. 입안의 음식이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강연연 이 여자는 자꾸 타이밍 맞게 그녀를 역겹게 했다. 목정침이 눈을 몇 번 감으며 눈밑에 담긴 분노를 쓸어 넘겼다. 몸을 일으키며 그가 말했다. “천천히 드세요. 전 다 먹어서. 일 얘기는 조금 이따 서재에서 하죠.” 진함이 몸을 일으켜 단정하게 웃었다. “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목정침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는 그의 발걸음에는 분노가 서려있었다. 자연스럽게도 온연을 향한 분노일 것이다. 목정침이 자리를 뜨자 오히려 온연이 밥을 먹기가 더 편해졌다. 강연연이 아낌없이 혐오가 가득 찬 눈빛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정침 오빠가 너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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