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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뭘 좀 탔어

유한슬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시나무 떨 뜻 온몸을 떨었다. "은정 아가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소은정은 의아한 얼굴로 서있었다. 그녀는 한참 자세히 보고서야 그 여자가 유한슬이라는 걸 발견했다. 어젯밤 갓 만난 가녀린 여자였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녀는 박수혁을 바라 보았다. 박수혁은 짙은 한기를 머금은 채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의 눈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며 주위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하였다. 그는 손가락으로 소파를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 "유한슬, 어제 네가 소 대표의 술에 뭘 탔는지 말해." 그의 한 마디에 방안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소은정은 낯빛이 변하더니 별안간 눈빛이 차가워졌다. "뭘 탔다고?" 소은정은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분노를 참았다. "무슨 뜻이야? 어젯밤 나에게 건네줬던 술에 약을 탔어?" 유한슬은 너무 놀라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그저 숨이 넘어갈 듯이 울기만 했다.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는 어금니를 꽉 악물더니 협박조로 이렇게 말했다. "말해.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하는지 가르쳐 줄까?" 유한슬은 온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소은정은 눈을 가늘게 떴고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어느 정도 알아차렸다. 유한슬은 창백해진 얼굴로 다급히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감히 남자가 있는 쪽을 쳐다보지 못하고 소은정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은정 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제 분수를 모르고 아가씨 술에 소량의 환각제를 탔습니다. 제가 주제넘은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 테니 넓은 마음으로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그녀는 원래 최음제를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약은 너무 저급적이었고 먹으면 곧 몸과 대뇌에 반응이 생겼다. 그리하여 유한슬은 자신에게 퇴로를 남기기 위해 환각제를 선택했던 것이다. 마셔도 몸에 반응이 생기지 않았다. 방안에는 고요한 침묵만 흘렀다. 그리고 유한슬의 낮은 흐느낌 소리만이 들려왔다. 유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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