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8장
소만리는 더 이상 빙빙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았고 특히나 기모진이게 지금 문 앞에 있는 사람이 고승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승겸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 문을 닫았다.
“목적이 뭐야?”
“오늘 저녁 7시에 우리 집 서재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어. 그때 내 목적이 뭔지 알려줄게.”
고승겸은 이렇게 대답하며 다시 손바닥을 펼쳐 해독제를 손에 들고 소만리의 눈앞에서 흔들어댔다.
“거절할 이유가 없겠지? 독소가 한 번 발작하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거야.”
고승겸의 이 말은 그가 이미 기모진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속속들이 다 알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었다.
소만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 오늘 저녁 7시 서재로 찾아갈게.”
“기모진을 최대한 따돌려야 할 거야. 다시는 그가 당신을 따라오지 않길 바래. 그게 당신한테도 기모진한테도 좋을 거야.”
고승겸은 호의적으로 충고하는 척 은근하게 협박했다.
소만리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내 남편이 따라오지 못하게 할게.”
“그럼 오늘 저녁에 봐.”
고승겸은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 뒤 손에 든 해독제를 소만리에게 건넸다.
소만리는 해독제를 받아 들고 나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그녀가 얼른 방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자 등 뒤에서 고승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독제는 당신이 어딘가에 떨어뜨린 게 아니라 내가 당신 주머니에서 몰래 꺼냈어. 모든 것을 내가 다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건 당신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거야. 당신은 모르겠지만 말이야.”
“...”
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순간 발바닥에서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타고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고승겸은 이미 몸을 돌려 돌아선 뒤였다.
소만리는 더 이상 많은 것을 생각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고 즉시 기모진 곁으로 돌아와 능숙한 손길로 미세한 주사 바늘을 기모진의 몸에 꽂았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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